오전 11시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
다가온 ‘심판의 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전자게시판에 윤 대통령 탄핵 사건 선고 일정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계엄 이후 불안의 밤 보낸 시민들 “연차 등 쓰고 선고 기념”
일선 학교에선 수업 중 생중계 “민주시민교육에 도움 될 것”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멈춰 있었던 고통스러운 시간. 그 시간이 다시 흐를지 ‘4월4일 오전 11시’ 결정된다. 무장한 계엄군을 맨몸으로 막은 시민, 추운 겨울밤 남태령을 함께 넘은 농민과 여성, 소수자, 평범한 직장인, 그리고 어린 학생들까지 전국의 모든 눈이 헌법재판소로 향해 있을 것이다.
서울 종로구 소재 직장에 다니는 김유안씨(27)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선고일인 4일 재택근무를 한다. 김씨는 “고양이의 입양절이 공교롭게도 12월3일인데 지난해 그날부터는 시간이 멈춰 있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고양이 입양절 파티’를 하고 ‘탄핵 푸드’로 마라샹궈를 먹는 것이 그의 ‘디데이’ 계획이다. 담백한 음식을 좋아하던 그는 ‘내란성 스트레스’ 때문에 식습관도 바뀌었다고 했다.
3일 경향신문이 만난 시민들은 선고 당일을 어떻게 맞을지 고민하느라 분주했다. 헌재·광화문 인근이 혼잡할 것을 우려한 직장인부터 주변인들과 역사적 순간을 기념하려는 사람까지 다양했다. 연차나 반차를 사용해 가족·친구들과 함께 탄핵 선고를 기념하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중구 을지로에 직장이 있는 박다영씨(37)는 선고 당일 조퇴 후 안국역 인근 친구 집으로 갈 예정이다. 박씨는 “한 달 반 전부터 선고기일이 잡히면 역사적인 날을 함께 보내자고 했다”며 “사회 변화가 단기간에 올 거라고 보진 않지만 그래도 계엄 이후 경직된 시민들 마음에 이제야 봄이 오는 것 아닐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일선 학교에서도 많은 학생과 교사들이 탄핵 선고 방송을 지켜볼 예정이다. 서울·부산·세종·인천·광주·전남·전북·충남 교육청이 학교에 수업 중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 시청을 허용했다. 일부 교육청은 공문을 보내 “민주시민교육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청을 권장했다.
광주교사노동조합은 헌재 판단 결과를 떠나 대통령 탄핵심판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아이들이 민주주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하자는 취지로 수업 매뉴얼을 제안했다. 박삼원 광주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학교에서 선고를 시청하는 것은 물론 교육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매뉴얼을 제시한 것”이라며 “계엄과 탄핵에 대해 부모와 자녀들이 대화·토론하는 것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탄핵 선고를 하루 앞둔 이날도 겨우내 이어졌던 탄핵 인용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울렸다. 안국역 근처에서는 옷차림이 가벼워진 인근 직장인들이 시위대 발언을 경청했고, 외국인 관광객들은 신기하다는 듯 사진을 찍었다. 삼청동 주민 김모씨(68)는 “누구를 망가뜨리자는 게 아니라, 죄지은 사람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게 순리”라며 “내일 탄핵이 인용되고 국민이 편안하게 일상을 영위할 생각에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과 야 8당은 안국역 앞에서 ‘윤석열 8 대 0 파면 최후통첩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가 헌법의 주인인 주권자의 판단과 결정을 집행해야 할 시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