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26일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야산에 산불진화용 헬기가 추락해 당국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조종사는 사고 현장에서 사망 한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영남 산불 진화에 투입됐다가 추락한 헬기의 블랙박스가 전소돼 정부가 사고 원인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이 강원도에게 받은 ‘헬기교신기록’ 자료를 보면, 지난달 26일 낮 12시 51분께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야산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한 임차 헬기가 불에 모두 타 블랙박스를 찾을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도가 지역 무전 교신 기록을 담당하는 오산중앙방공통제소와 산림청 중앙산림재난상황실을 확인한 결과 사고 헬기와 교신한 무전 기록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와 부산지방항공청은 사고 당시 모습을 촬영한 영상 자료 등을 수집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고 헬기는 강원도 인제군 소속 S-76 기종 임차 헬기(담수 용량 1200ℓ)로 평소 인제권(인제·양구)을 담당했다. 당일 이륙 때 강원도 산불방지센터와 전화 통화를 했으며, 이후 별다른 교신 없이 추락한 것으로 강원도는 파악했다.
의성 헬기 추락사고로 40년 넘은 베테랑 조종사 고 박현우 기장이 순직했다. 이상식 의원은 “고 박현우 기장님의 희생을 규명할 실마리인 블랙박스가 소실돼 진상 규명이 어려워졌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