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34%의 ‘맞불 관세’를 매기고, 미국 기업에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기로 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공격에 정면 대응을 선언한 것이다. ‘관세폭탄’이 오가는 미·중 간 패권 대결로 국제사회는 전례 없는 통상·공급망 대전의 격랑에 휘말리게 됐다.
당장 한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관세 장벽에 중국 제품이 저가로 미국 이외의 시장에 풀리면 한국 수출은 더욱 위축된다. 트럼프의 고관세로 미국 수출이 준 상태에서, 중국산 제품의 국내 유입은 크게 늘고, 유럽 등지에서 한국 제품이 값싼 중국산에 밀리는 ‘삼중고’를 겪을 수 있다.
통상전쟁 여파로 세계 금융시장도 패닉(공황)에 빠졌다. 지난 3~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3대 주식시장 지수는 10% 넘게 폭락했고, 유럽 12개국 50개 우량주로 구성된 유로스톡스50도 8.3% 하락했다. 국내에선 코스피지수 2500선이 무너졌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윤석열 파면 결정으로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50원 안팎으로 하락했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가 시장의 전망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어서 주가와 환율이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국의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분야에 대한 미국의 관세 발표도 복병으로 남아 있다.
내수와 수출, 실물과 금융이 이처럼 동시에 위기인 적은 없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부자 감세로 나라 곳간은 텅 비었고, 관료들은 무능하고 무책임하다. 30조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을 내놓아도 부족할 판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마지못해 10조원을 내놓는 데 그쳤다. 통상 전문가라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금껏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한번 못했고, 현대차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생산공장을 미국으로 옮기겠다고 하는데도 대책 없이 수수방관이다.
지난 5일 미국 전역에서 트럼프 취임 후 처음으로 반정부 시위가 대대적으로 일어났다. 일방적 국정을 비판하는 진보진영 중심의 “손 떼(Hands Off)” 시위다. 런던과 파리,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현재로선 미국·유럽의 반트럼프 시위와 강대국 간 통상전쟁 추이만 지켜볼 처지다. 절체절명의 위기에도 무능하고 무사안일한 한국 정부가 답답할 뿐이다.
2024년 7월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세르비아 방문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