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사과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사과’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사과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사과 주산지인 경북지역의 산불 피해까지 겹치면서 사과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농업관측 4월호 과일’ 보고서를 보면, 올해 전국 사과 재배면적은 3만3113㏊(헥타르·1㏊는 1만㎡)로, 지난해(3만3313㏊) 대비 0.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목(어린 나무) 면적은 지방자치단체 지원 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8.7% 증가하지만 성목(다 자란 나무) 면적은 고령화와 노목 갱신 등으로 전년 대비 4.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역별로는 전국 사과 생산량의 62%를 차지하는 경북을 포함한 영남권 재배면적(2만3309㏊)이 전년 대비 0.5% 감소한다. 이어 경기와 충청, 호남 등도 최소 1.8%에서 최대 2.5% 각각 감소한다.
보고서는 “농가 고령화에 따른 과수원 축소, 이상기후로 인한 품목 전환, 농가 경영여건 악화 등이 재배면적 감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강원지역은 사과 재배지 북상과 지자체 지원사업 확대 등으로 신규 식재가 늘면서 재배면적이 전년 대비 4.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과 품종별로 보면 전체의 60% 이상 차지하는 후지 사과 재배면적이 2.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홍로 재배면적이 전년 대비 3.3% 감소하고, 쓰가루와 양광의 재배면적도 품종 전환 등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 8.7% 감소했다.
문제는 KREI의 올해 재배면적 전망치가 지난달 경북지역 산불로 인한 직·간접 피해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는 점이다. 보고서는 “영남지역 사과 주산지(의성·안동·청송 등) 산불 피해로 향후 재배면적 변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산불 피해가 있었던 경북 의성, 안동, 영덕, 영양, 청송 등은 전국 사과 재배면적의 25%를 차지한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전날 기준 의성(1835㏊)과 안동(1095㏊) 등에서 과수원 3701㏊(잠정)가 불에 탔다. 이는 지난해 전국 사과 재배면적의 11.1%에 해당하는 면적으로, 축구장(0.714㏊) 5180여개 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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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로 인한 직·간접 피해가 추가되면 올해 사과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농식품부는 이달 중순 지나 꽃이 피면 정확한 수급 영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꽃이 만개하기 전 산불이 확산한 것이어서 향후 수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속단할 수 없다”며 “오는 20일 전후로 개화가 되기 시작하면 파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산불 피해를 입은 사과 과수원에 묘목과 시설 등을 지원하는 한편 오는 8일까지 피해 조사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