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병원 앞에서 취재진 텐트가 이스라엘군의 표적을 공습을 받은 뒤 사람들이 불을 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쟁을 보도해온 언론인들의 취재 본부를 표적 공습해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전시 상황을 취재 중인 언론인을 공격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으로, 이스라엘은 전쟁 범죄 비판에 “기자로 위장한 하마스 대원을 타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자지라 등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7일(현지시간) 새벽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나세르병원 앞에 있는 언론인들의 텐트를 표적 공습했다.
이 텐트는 팔레스타인 방송인 ‘팔레스타인 투데이TV’가 운영해온 곳으로, 전쟁 이후 팔레스타인 언론인들은 전기와 인터넷 사용이 비교적 안정적인 이 병원에 현장본부를 차려 전쟁 상황을 보도해 왔다.
새벽 벌어진 기습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투데이TV 소속 기자 힐미 알파카위가 산 채로 불에 타 숨지는 등 최소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주변 텐트에 화재가 번지며 수십명이 다쳤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진실을 지우고자 언론인을 표적으로 삼는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이 지역에서 언론사를 운영하던 하산 압델 파타 무함마드 아슬리를 표적으로 삼은 공격이라고 밝혔다. 57만명이 넘는 소셜미디어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아슬리는 이 공격으로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아슬리는 2023년 10월7일 하마스가 주도한 이스라엘 남부 공격 당시 이스라엘 키부츠(집단농장) 공격을 취재해 이스라엘 당국으로부터 여러 차례 위협을 받아왔다. 이스라엘군은 그가 하마스 칸유니스 여단 소속으로 공격에 가담했고 약탈, 방화, 살인 장면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고 밝혔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군은 언론인과 의료진, 구호활동가를 무차별 공격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왔다. 팔레스타인 언론인연합에 따르면 이번 전쟁 기간 기자 207명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국제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124명의 언론인이 살해돼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 가운데 70%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