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이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후 청사를 나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8일 신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이완규 법제처장은 최근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40년지기다. 12·3 비상계엄 하루 뒤 대통령 안전가옥에서 이뤄진 ‘4인 회동’에 참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처장은 윤 전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로 만나 검사 생활을 함께 한 오랜 친구다. 윤 전 대통령이 정치에 뛰어든 뒤에는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이 처장은 검찰 재직 시절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 정통한 법률 이론가로 꼽혔다.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이던 2003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주재한 ‘검사와의 대화’에서 정부의 검찰 인사를 비판했고, 2011년 이명박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대해 사표를 냈다. 사표는 반려됐다.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로 재직할 때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정직 2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자 변호사로서 징계 처분 취소소송을 대리했다. 윤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에는 처가 의혹 관련 소송에 대리인으로 나서 ‘법률적 호위무사’로 불렸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행정부 내 법률 유권해석 기구인 법제처의 장을 맡았다. 그는 법무부가 입법예고 이틀 만에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을 신설한 것도,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국 신설도 문제없다고 판단하며 윤석열 정부를 지원했다.
이 처장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4일 밤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과 회동해 내란방조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미 이 처장을 한 차례 소환 조사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 처장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 처장은 안가 회동 후 휴대전화를 교체해 증거인멸 혐의도 받는다. 이 처장은 당시 “불필요한 오해를 받기 싫었다”고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이 처장은 지난 2월 윤석열 정부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특위에 출석해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 조치에 대해 “헌재에서 위법이라 판단할 것이라 믿지 않는다. 정당한 권한행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얼마 후 만장일치로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상황을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헌재의 만장일치 판단과 배치되는 인식을 가진 인물이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