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파면 후 치러질 조기 대선이 6월3일로 확정됐다. 정부는 8일 “국민 참정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선거를 차질 없이 준비하기 위해 대통령 궐위일로부터 60일째가 되는 날을 선거일로 정했다”고 밝혔다. 4개월의 탄핵 정국 내내 한번도 꺼지지 않은 시민들의 열망은 내란 청산과 사회 대개혁으로 집약된다. 이 절박한 요구에 적극 부응하는 조기 대선이어야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6·3 대선은 과거 선거, 특히 8년 전 박근혜 탄핵 후 치러진 조기 대선과도 차원이 다르다. 2017년 5·9 대선은 정경유착 적폐 청산과 갑질 근절, 양극화 해소가 최우선 과제였다. 그러나 이번은 민주 헌정주의의 근간을 위협한 내란의 후유증을 극복해야 하는 훨씬 중차대한 선거다. 내란·탄핵 정국 내내 헌정 유린 세력들은 기세등등했고, 심지어 극우 세력과 보수 진영이 한몸이 되는 기현상도 나타나지 않았나. 윤석열 파면 후 지금도 ‘내란 방조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하고, 곳곳에서 알박기 인사가 진행되는 참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은 짓밟힌 헌법과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고, 내란 잔재를 청산하는 대선이 되어야 한다.
그 점에서, 쇄신 없이 대선 체제로 돌아선 국민의힘 후보들의 언행은 보다 분명해야 한다. 파면된 대통령 윤석열을 어떻게 평가하고, 무너진 국정과 민주주의를 어떻게 세울지 밝혀야 한다.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노동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복귀를 바랐다”고 했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헌재 해체”를 주장했다. 헌법질서를 부정한 윤석열을 비호하고 극우 세력 준동에 책임 있는 장본인들의 출사표는 결코 국민 상식과 눈높이에 맞지 않다.
헌법재판소는 단지 윤석열의 탄핵만 선고한 게 아니다. 민주공화국을 바로 세우고 지금보다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결정문에 담았다. 6·3 대선은 이 과제에 따라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출발선이다. 경제·통상·과학기술·양극화·인구·지역소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연금·노동(정년)·교육·세제·의료를 어떻게 개혁할지 제시하고, 공존·통합의 리더십도 보여줘야 한다. 승자독식 대통령제를 분권화하고 기본권을 강화할 헌법 개정도 올 대선의 화두가 됐다. 정부와 선관위는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대선 관리에 한 치의 빈틈이 없어야 한다.
21대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