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플레이 <파우스트> 포스터.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오페라단이 창단 40주년을 기념해 무대에 올리는 오페라 <파우스트>가 1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오페라 <파우스트>는 독일의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프랑스 작곡가 샤를 구노가 곡을 붙여 1859년 초연된 작품이다.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을 맺고 젊음을 되찾은 파우스트와 순수한 여인 마르그리트의 비극적인 사랑이 줄거리를 이룬다. 인간의 욕망과 유혹, 죄의식과 구원의 문제를 다룬 방대한 서사를 감성적이고 낭만적으로 재탄생시킨 오페라 작품이다.
파우스트는 연극, 오페라, 뮤지컬 등 다양한 형태의 공연예술로 전 세계 무대에 오르고 있는 작품이다. 그 중에서도 이번 서울시오페라단 공연의 특징은 오페라에 연극적 요소를 가미한 오플레이(오페라+연극) 형식이라는 점이다. 2022년 새로운 예술가들의 실험을 소개하는 ‘싱크 넥스트’ 프로그램으로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 같은 형식의 초연 당시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3022석 규모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을 만나는 만큼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은 “정형화된 형식에서 벗어나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관객도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정동환이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오페라단 창단 40주년 공연 <파우스트>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공연에서는 연기 경력 57년차의 베테랑 배우 정동환(76)이 노년의 파우스트 역으로 1막에 출연해 노래가 아닌 한국어 대사 연기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 문화 많이 본 기사
정동환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기 와 보니까 제가 신인”이라며 “성악가들이 하는 것과 어떻게 맞춰야하는지 고민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동환은 “연극 대사가 말로 들리지 않고 음악으로 들린다라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면서 “연극과 오페라는 연습 방식이 다르지만 (오플레이 형식은)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엄숙정 연출가는 “연극계의 거장인 정동환 배우가 출연하는 노년의 파우스트 장면은 전체 작품을 아우르는 중요한 개념이 많이 담겨 있는 핵심적인 모티브”라고 했다.
테너 김효종과 박승주가 파우스트 역을, 소프라노 손지혜와 황수미는 마르그리트 역을 맡았다. 메피스토펠레스 역에는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과 베이스 전태현이 출연한다. 오페라 아리아로는 메피스토텔레스의 ‘황금 송아지의 노래’, 파우스트의 ‘반갑다! 청결하고 소박한 집’, 마르그리트의 ‘보석의 노래’가 널리 알려져 있다. 1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