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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장제원 사망했어도 성폭력 사건 수사 결과 발표하라”

입력 2025.04.09 15:55

수정 2025.04.0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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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단체 회원들이 9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고 장제원 전 의원의 성폭행 수사 결과 발표를 촉구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단체 회원들이 9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고 장제원 전 의원의 성폭행 수사 결과 발표를 촉구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비서 성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던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사망한 뒤 경찰이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하려 하자 여성단체들이 반발했다. 이들은 “피의자 사망으로 성폭력 사건의 구체적 사실을 밝힐 수 없는 상황이 또 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장 전 의원의 권력형 성폭력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9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기관은 고소인 진술조서, 피의자 진술 그리고 확보된 여러 증거들을 바탕으로 이 사건 혐의에 대한 실체를 상당 부분 확인했다”며 “그런데도 경찰이 피의자 사망을 이유로 수사를 종결한다면 이는 피해자의 법적 권리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막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장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동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자 측이 성폭력을 당했다는 날 찍은 사진·동영상 등 추가 증거를 공개한 직후였다. 장 전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고 지난달 28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지난 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피의자가 사망했기에)조만간 ‘공소권 없음’ 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성단체들은 피의자가 사망한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하는 것은 ‘법에도 없는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안지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변호사는 “형사소송법 어디에도 피의자 사망 시 수사를 바로 종결해야 한다는 명문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수사 도중 피의자가 사망하면 사건은 실질적으로 더 이상의 수사 없이 종결되며 피해자는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임을 공식적으로 평가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고 했다.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는 “피해자의 고소 내용이 범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실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은 한 가지 제외하고는 모두 이뤄졌다”며 “해바라기센터에서 증거물을 채취한 뒤 속옷 등에서 나온 남성 DNA가 장 전 의원 것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과정만 남겨둔 상태에서 장 전 의원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 행위뿐 아니라 사건 종결도 가해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이 현실을 피해자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했다.

피해자 이윤슬씨(가명)는 이날 여성단체를 통해 “제가 오랜 시간 동안 신고하지 못했던 이유는 가해자의 막강한 권력과 제왕적인 사고에 짓눌려 두려움에 움츠러들었기 때문”이라며 “가해자가 선택한 도피성 죽음은 처벌받기 두려워 스스로가 선택한 삶의 마무리일 뿐 벌을 받은 것도 면죄부를 받은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이 사건이 이대로 종결되는 것을 절대로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성단체 회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난 8일부터 개인·단체로부터 받은 1만1626건의 연서명을 경찰에 제출했다. 이들은 “서울경찰청장에게 면담을 요구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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