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6일 오전 서울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앞에 딥페이크 예방 관련 포스터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정부에 디지털성범죄 피해지원을 받은 피해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피해자 10명 중 8명은 10~20대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딥페이크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합성·편집 피해 건수는 전년보다 두배 넘게 증가하며 피해 유형중 가장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10일 여성가족부 중앙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가 공개한 ‘2024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디성센터에서 상담, 삭제 지원, 수사·법률·의료 지원 연계 등의 지원을 받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1만305명으로 전년보다 14.7% 늘었다. 2018년 디성센터 출범 이래 피해자가 가장 많았다. 피해영상물 삭제지원 건수도 한해 동안 22.3% 늘어 처음으로 30만건을 넘어섰다.
피해자는 10~20대에 집중됐다. 연령별로 보면 10대 피해지원 비중은 2022년 17.8%에서 지난해 27.9%로 증가했다. 20대 피해지원도 같은 기간 18.2%에서 지난해 50.2%까지 큰폭 증가했다. 여가부는 “피해 신고를 망설이는 10대가 많다”고 보고 있어, 실제 10대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용수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10대 같은 경우 SNS나 온라인 플랫폼 등을 활발히 이용하는 연령대이다 보니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학교에서 대규모 딥페이크 피해가 발생하면서 딥페이크 피해도 늘었다. 지난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합성·편집 피해 건수는 1384건이었다. 2023년(423건) 대비 961건(227.2%) 증가했다. 특히 딥페이크 피해자의 92.6%가 10대와 20대였다. 불법촬영 피해도 2023년 2927건에서 지난해 4182건으로 늘어났다.
여가부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다. 여가부는 손쉽게 이용 가능한 AI가 많이 개발되면서 초등학생에게 미치는 딥페이크 피해가 크다고 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AI는 정보를 주면 줄수록 개인 계정이 비서처럼 학습을 한다”며 “(AI를 이용한 디지털성범죄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여서 피해사례를 분석해 사업자를 만날 예정”이라고 했다.

- 사회 많이 본 기사
디지털성범죄 피해의 달라진 양상도 확인됐다. 지난해 디성센터가 삭제지원한 30만237건 중 7만7652건(25.9%)에서 피해자의 성명, 연령 등 개인정보가 함께 유출됐다. 2023년(5만7082건) 대비 36% 증가한 수치다. 딥페이크를 이용한 범죄가 늘면서 가해자가 ‘모르는 사람’인 경우도 2727건(26.5%)으로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피해자의 대다수는 ‘여성’이다. 지난해 디저털성범죄 피해자의 72.1%가 여성이었다. 여성들은 유포불안으로 피해신고를 가장 많이 했다. 실제 불법촬영물 등의 유포로 인한 피해는 여성이 2414건(83.5%)으로 남성 476건(16.5%)보다 5배 이상 많았다. 딥페이크 피해자의 96.6%는 여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