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고법 전경. 백경열 기자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불법으로 입양한 생후 7일된 아기를 방치했다가 숨지게 한 남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10일 대구고법 형사1부(정성욱 부장판사)는 불법으로 입양한 신생아를 방치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아동학대치사)로 기소돼 1심에서 각각 징역 7년·5년을 선고받은 A씨(34)와 A씨의 남자친구 B씨(30)에 대한 항소를 기각했다.
또 이들에게 아이를 넘긴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기소된 친모 C씨(34)는 원심(징역3년)보다 낮은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2월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채팅방을 통해 C씨의 생후 7일 된 여자아이를 불법으로 입양했다. 아이는 A씨 등이 거주하던 경기도 동두천 집에 도착한 이튿날부터 제대로 호흡을 하지 못하는 등 이상증세를 보였다.
아이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됐고, 결국 열흘 뒤 사망했다. 숨진 아이는 경기도 포천에 있는 A씨 친척 집 인근 나무 아래 암매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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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A씨와 B씨는 피해자(신생아)가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 사체를 유기했다”며 “범행 경위나 수법, 내용에 비춰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다”고 밝혔다.
또 생모 C씨에 대해 “아이를 키울 여력이 안 된다는 이유로 A씨 양육 능력이나 신원을 확인하지 않고 아이를 넘겨 사망에 이르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반성하고 있고, 부정지급받은 양육 수당과 아동수당 등을 변제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