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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노루, 유해동물 해제 이후에도 급증하지 않는 이유는?

입력 2025.04.10 16:22

도, 지난해 조사결과 지난해 5500여마리 추산

2022년 4300·2023년 4800마리…증가세 완만

개발 따른 서식지 축소· 파괴, 야생개 천적 등 원인

제주 한라산과 중산간 들판에 서식하는 노루. 제주도 제공

제주 한라산과 중산간 들판에 서식하는 노루. 제주도 제공

제주지역 노루의 개체수가 유해 동물 해제 이후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개발로 인한 서식지 축소와 파괴, 천적의 등장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의 조사연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제주 전역에 서식하는 노루는 5500여 마리로 추산됐다. 지난해 9~10월 노루가 주로 활동하는 6개 읍면의 600m 이하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집계됐다.

제주지역 노루는 유해동물 해제 직후인 2020년 3500마리까지 줄었다. 이후 2021년 4200마리, 2022년 4300마리, 2023년 4800마리, 2024년 5500여마리로 늘었다. 평균 서식밀도도 1㎢당 평균 2022년 2.96마리, 2023년 3.32마리, 2024년 3.84마리로 증가했다. 이는 적정 개체수 6100마리를 밑도는 수치다.

당초 도세계유산본부는 2019년 6월 노루가 유해 동물에서 해제돼 포획이 금지되면 크게 늘 것으로 봤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개체수는 완만한 증가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개발로 인한 서식지 축소와 훼손, 야생화로 노루의 천적이 된 들개의 증가, 멧돼지 서식과 개체수 증가 등과 같은 서식 방해 요인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주 한라산과 중산간 들판에 서식하는 노루. 제주도 제공

제주 한라산과 중산간 들판에 서식하는 노루. 제주도 제공

제주 한라산과 중산간에 서식하는 외래종 사슴.

제주 한라산과 중산간에 서식하는 외래종 사슴.

노루와 경쟁관계 외래종 사슴 서식지 개체수 증가도 영향

노루와 경쟁 관계에 있는 사슴 개체수의 증가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한라산과 중산간에 서식하는 사슴은 일본꽃사슴과 대만꽃사슴, 붉은사슴 등과 같은 외래종이다. 국내 고유종은 1910년대 모두 멸종했다. 외래종은 농가의 관리 소홀로 탈출하거나 인위적으로 방사한 데 따른 것이다.

도세계유산본부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서 한라산과 중산간에 서식하는 사슴류는 최소 200여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자연에 적응한 사슴이 개체수를 늘리고 영역을 확장하면 먹이 경쟁 관계에 있는 노루의 서식지를 위협할 수 있다고 도는 보고 있다. 사슴은 노루에 비해 몸과 뿔의 크기가 훨씬 크다.

도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노루 암수 비율을 볼때 암컷이 약 70%를 차지하고 있어 당분간 개체수는 증가할 것”이라면서 “다만 노루가 서식하는 중산간에 인공구조물이 설치된 곳이 많고 사슴류 서식과 노루의 관계, 들개의 천적 역할 유무, 멧돼지 서식과 개체수 증가가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제주 노루는 1980년 이전 멸종위기에 처했으나 대대적인 보호운동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결국 2014년 1만2000여마리까지 증가했다. 한라산과 중산간에 서식하던 노루들이 도 전역으로 확산됐고, 먹이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민가가 있는 지역까지 내려왔다. 노루가 농작물을 먹어 치우고 밭을 훼손하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로드킬도 잦았다.

도는 농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2013년 7월부터 유해동물로 지정해 포획했다. 노루는 개체수가 일정 규모 이하로 줄어든 2019년 6월에서야 유해동물에서 지정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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