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6월11일 백두산(2744m) 북파 지역 천문봉에서 바라본 천지. 경향신문사 DB
백두산의 북한 영토 부분이 유엔 교육·과학·문화 기구인 유네스코(UNESCO)의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됐다.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10일(현지시간) 북한의 백두산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승인했다. 이로써 북한은 처음으로 세계지질공원을 보유하게 됐다.
유네스코는 지난해 백두산의 중국 영토 부분을 세계지질공원에 올린 바 있다. 중국은 ‘창바이산(長白山)’ 명칭으로 유네스코 등재 신청을 했다.
북한은 2019년 중국보다 한 해 앞서 백두산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신청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유네스코 파견 전문가들의 현장 실사가 미뤄지면서 중국보다 늦게 인증받았다.
앞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는 지난달 백두산을 집행이사회 안건으로 올리며 백두산에 대해 “화산 폭발로 형성된 장엄한 경관이 특징”이라며 “빙하침식(빙하가 이동하면서 지표를 침식하는 현상)으로 형성된 권곡(빙하침식으로 만들어진 오목한 골짜기) 등 빙하지형이 발달한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또 서기 1000년쯤 백두산에서 발생한 ‘밀레니엄 분화’를 소개하면서 “앞으로 또 폭발할 가능성이 큰 화산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북한 영토 백두산은 1989년 4월에 세계생물권보호구로 유네스코에 등록된 바 있다.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이날 국내 단양 지질공원과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도 세계지질공원으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국내 세계지질공원은 7곳으로 늘었다. 기존엔 제주 전역(2010년), 경북 청송군 전역(2017년), 호남권 무등산(2018년), 강원 철원군 한탄강(2020년), 전북 서해안(2023년) 등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받았다.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지역을 보존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정한다.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된 이후엔 4년마다 재검토와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인증이 취소된다.
같은 날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세계기록유산 등재 목록도 발표했다. 명단에는 일본에서 보관 중인 ‘조죠지가 소장한 3종의 불교 성전 총서’가 포함됐다.
조죠지 불교 성전은 중국 남송 시대(12세기)와 원나라 시대(13세기), 한국 고려 시대(13세기) 때 대장경 목판으로 찍은 인쇄물이다. 중국과 고려 인쇄물을 합치면 약 1만2000첩에 이른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남송시대 대장경 5342첩, 원나라 시대 대장경 5228첩, 고려대장경 1357책으로 집계했다.
17세기 초 에도 막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일본 전국에서 수집해 도쿄에 있는 신사 조죠지에 이 유산을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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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부과학성은 “많은 대장경이 왕조 변천과 전란으로 흩어져 없어진 가운데 15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3개 대장경이 거의 완전한 상태로 있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다”고 유산 가치를 설명했다.
조죠지는 해당 유산에 대해 “대장경이 활판 인쇄돼 널리 유통되면서 불교는 근대적 학문의 대상이 됐고, 현대에는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아카이브가 구축됐다”며 “지속 가능한 지구 평화와 조화를 위한 세계 정신문화사의 일환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