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7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제주 4·3평화공원 위령제단·추념광장에서 희생자 유족과 도민, 정부 관계자 등 2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제주도 제공
제주 4·3사건의 역사와 한국전쟁 후 민관 협력으로 진행된 산림녹화 작업을 기록한 자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에 등재됐다. 이번 등재로 우리나라는 총 20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프랑스 파리에서 10일 오후 11시(현지 시간) 회의를 열고 ‘제주 4·3 기록물’과 ‘산림녹화기록물’의 등재를 최종 승인했다. 국가유산청이 지난 2023년 11월 유네스코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한 지 약 1년5개월 만이다.
‘제주 4·3 기록물’은 1947년 3월1일부터 1954년 9월21일까지 7년여에 걸쳐 제주 지역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그 진압 과정에서 많은 주민들이 희생된 ‘제주 4·3사건’ 관련 자료들이다. 공공기관의 생산 문서는 물론 재판과 언론, 피해 조사 관련 기록을 비롯해 화해의 모습이 담긴 사진 등 1만6000여 건으로 구성됐다.

나무심기를 독려하는 특별 우표(왼쪽)와 포스터. 문화재청 제공
‘산림녹화 기록물’은 한국전쟁 이후 황폐해진 국토를 민관이 협력해 성공적으로 재건해낸 산림녹화 관련 자료들이다. 당시의 공문서와 복구 사진, 포스터 같은 홍보물, 우표 등 총 9619건으로 이뤄졌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두 기록물은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회복, 그리고 지속 가능한 환경 재건의 경험이 전 세계가 함께 기억해야 할 가치 있는 기록으로 인정받았다”고 의의를 평가했다.
유네스코는 세계의 여러 역사적 기록물이 인류 전체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취지에서 1992년 ‘세계의 기억’ 사업을 설립했다. 1997년부터 2년마다 전문가 평가를 거쳐 세계기록유산을 선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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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담긴 문화적 관습과 실용성이 미래 세대에 전수될 수 있도록 이를 보호하고자 한다. 필사본·도서·신문·파피루스 등 기록이 남아있는 자료와 그림·지도·음악 등 비문자 자료, 영상 이미지 등이 모두 자료로 인정된다.
이번 등재로 한국이 보유한 세계기록유산은 20건으로 늘었다. 한국은 1997년 훈민정음(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을 처음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올렸다. 이후 승정원일기,직지심체요절, 조선왕조 의궤 등을 등재했다. 2011년 5·18 관련 기록물과 2023년 4·19 혁명 기록물(2023)이 등재되는 등 한국 현대사를 담은 기록물도 속속 선정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