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값’이 된 꽃게, 제철인데도 가격 고공행진

입력 2025.04.11 15:12

수정 2025.04.1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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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호 기자

1년 전보다 2배 뛰어…수온 저하로 어획량 감소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꽃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봄 제철을 맞은 꽃게의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1년 전보다 2배 가량 뛰었다.

11일 노량진수산시장 경락시세에 따르면 충남 태안산 대형 암꽃게의 평균가격(1㎏)은 5만3000원으로, 지난해 4월11일 평균가격(2만6300원)보다 101.5% 높다. 지난 3월 평균 경락가격(4만6300원) 상승폭이 전년 대비 56.9%였는데, 4월 들어 상승폭이 더 커진 것이다.

4~6월이 암꽃게 제철(숫꽃게 제철은 9~11월)인데도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어획량이 감소한 탓이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서해지역 꽃게 위판량은 76t으로 1년 전 441t에 비해 82.8% 감소했다.

어획량 감소의 직접적 원인은 수온 저하에 있다. 수온에 민감한 꽃게는 겨울철에 먼 바다에서 월동을 했다가 수온이 어느 정도 오르면 연안으로 들어온다.

최근 서해 수온은 예년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 관계자는 “올해 겨울철 황해난류(2월 남쪽에서 서해안으로 유입되는 표층수온 10도 안팎의 해류)의 서해 유입 경향은 과거 꽃게 풍어기와 유사한 상황이지만, 서해 연근해 표층수온은 지난해와 비교해 낮은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꽃게가 서해 연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면서 어획량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꽃게는 일반적으로 10~25도의 수온에서 서식한다. 국립해양조사원의 바다누리 해양정보에 따르면 이날 인천항 연안의 수온은 9.2도로, 1년 전(10.8도)보다 1.6도 낮다. 이 관계자는 “오늘 아침에 근처 공판장에 들러 꽃게 어획량을 살펴봤는데, 몸집이 큰 꽃게들이 눈에 띄긴 했으나 수량은 예년 이맘 때와 비교해 적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월동기(11~2월)에 꽃게 생산량을 좌우하는 유생 분포밀도, 강수량, 어장 환경 등이 전년보다 나빠진 것도 어획량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알에서 부화해 바다에 얼마나 퍼졌는지를 나타내는 유생 분포밀도의 경우 이번 월동기에 1000㎥당 2만7220개체가 확인됐다. 이는 2023년(3만1494개체)보다 13.6% 감소한 수준이다. 또 꽃게 산란기(5~9월)에 강수량이 많으면 영양염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는데, 지난해 5~12월 강수량은 8566㎜에 그쳐 전년 동기(1만2466㎜) 대비 31.3%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