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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산선 공사장 붕괴사고, ‘안전 불감증’의 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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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산선 공사장 붕괴사고, ‘안전 불감증’의 전형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 현장의 지하터널과 상부도로가 지난 11일 오후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로 굴착기 기사 1명은 지하에 고립됐다가 13시간 만에 구조됐으나, 시공사 소속 작업자 1명은 13일 사흘째 실종 상태다. 궂은 날씨와 현장의 위험요소 탓에 구조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지상 공사 시설물들까지 순식간에 내려앉고 인근 6차선 도로 일부 구간이 파손되면서 인근 아파트 주민 수천명이 긴급 대피해야 했다.

이번 사고는 붕괴 17시간 전 이상 징후가 확인됐는데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인재(人災)이자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사고다. 시행사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 넥스트레인의 최초 상황보고서에는 ‘4월10일 오후 9시50분 투아치(2arch) 터널 중앙 기둥 파손’이라고 기록돼 있고, 아치형 구조의 터널 중앙부를 떠받치는 콘크리트 기둥 여러 개가 손상된 사진도 첨부됐다. 아치 모양의 터널을 뚫은 뒤 기둥을 세우고, 옆에 터널 하나를 더 뚫는 공법인 만큼 기둥 파손이 곧바로 붕괴로 연결될 수 있음을 시행사가 모를 리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섣불리 보강 공사를 벌이다 사고가 난 것이다.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작업이 제대로 된 안전 대책 없이 이뤄진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시행사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당국이 규명해야 한다.

사고 구간은 2년 전에도 “지반이 불량하다”고 감사원이 감사에서 지적한 곳이다. 감사원은 2023년 신안산선 제5공구(시흥시청~광명)의 경우 지반 상태가 ‘매우 불량’ 상태인 5등급이라며 터널 설계에 지반 보강물 설치가 반영돼 있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감사원의 지적에 따른 보강공사가 제대로 실시됐더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지난달 24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대형 땅꺼짐(싱크홀) 사고가 발생했다. 18일 만에 대형 지하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날 서울시는 대규모 지하 굴착 공사장과 주변에 대한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 모든 사고에는 사전 경고나 전조 증상이 있다. 이를 소홀히 다루지 않고 철저히 점검하는 근본적인 안전 관리 시스템부터 확립하는 게 순서다.

13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붕괴 사고 현장이 추가 붕괴 우려와 기상악화로 실종자 수색 작업이 중단돼 있다. 지난 11일 이곳에선 지하터널 내부 기둥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지하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 50m가량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준헌 기자

13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붕괴 사고 현장이 추가 붕괴 우려와 기상악화로 실종자 수색 작업이 중단돼 있다. 지난 11일 이곳에선 지하터널 내부 기둥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지하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 50m가량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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