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소각해 5400억원 독일 모회사 DH에 지급
라이더 배달료 깎고 14일부터 포장도 수수료 6.8% 부과
노동단체 “노동자 착취한 이윤, 금융 지대로 착복” 비판
국내 배달앱 1위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자사주 매입·소각 방식으로 독일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DH)에 약 540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배달노동자와 자영업자를 쥐어짜 거둔 이익으로 외국 자본의 배만 불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배민이 ‘포장 수수료’를 6.8%씩 받기로 한 데 대한 업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DH가 보유한 자기 주식을 약 5372억원에 취득해 소각하는 방식으로 주주환원을 실행했다고 지난 4일 공시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영업이익을 6408억원으로 공시했는데 83%를 독일 본사로 보낸 것이다. 2023년엔 현금배당으로 4127억원을 DH에 보냈는데, 국부 유출이라는 비판을 받자 새 방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2020년 4조7500억원에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DH는 4년 만에 투자금의 약 20%를 회수했다.
최근 배민의 수수료 정책 변경으로 라이더들의 배달료는 삭감되고, 상점주의 수수료는 오르고 있다. 배민이 지난 1일부터 전국에 변경된 배달료 정책을 시행하면서 라이더들의 기본 배달료는 3000원에서 2500원으로 깎였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13일 “배민에선 주주환원이라고 하지만, 국제 플랫폼 자본이 자영업자와 노동자로부터 착취한 이윤을 금융 지대로 착복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장석우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도 “이익으로 새로운 투자를 하거나 노동자 또는 다른 이해관계자에게 분배하지 않고 거의 전액을 외국 주주들에게 나눠준 것”이라고 했다.
배민은 14일부터 고객이 직접 음식을 찾아가는 포장 주문에 대해서도 업주들에게 6.8%의 중개 수수료를 받는다. 점주의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음식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배민은 업주들이 앱의 ‘주문안내’에 ‘수수료’라는 말을 쓸 수 없도록 했다. 가격 인상 이유를 고객에게 설명할 수 없도록 막은 것이다. 서울 강동구에서 외식업을 하는 윤모씨(47)는 “고객들한테는 우리만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배민이) 포장용기를 주는 것도 아니고 수수료를 도대체 왜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배민 측은 포장도 앱에 입점해 광고효과를 누리는 만큼 수수료를 받는 것이라며 지난 5년 가까이 코로나19 등 이유로 무료정책을 유지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민 측은 “(포장) 서비스를 활성화하면 배달비 부담이 발생하지 않아 업주의 수익성은 개선된다”며 앱 주문 안내란에 수수료라는 단어를 못 쓰게 한 것은 본래 목적과 다른 용어는 쓸 수 없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