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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정치’가 계속 필요한 이유

윤석열의 내란을 저지한 가장 큰 힘은 시민정치였다. 헌법재판소도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면서 그런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시민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민주공화국을 지켰다는 지적은 옳다. 성별, 지역, 계층을 넘어 공화국의 시민들이 나섰고, 심지어 ‘제복 입은 시민들’까지 계엄을 멈추는 데 한몫했다. 내란 세력을 제압하고, 윤석열을 탄핵한 것도 시민의 힘으로 이룬 쾌거였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윤석열은 파면됐고 내란죄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다음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시작되고 있는 즈음 시민정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민정치는 이 역사의 현장에서 계속 자리를 지켜야 한다.

첫째, 상황의 반전을 획책하는 헌정 파괴 세력의 모략이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내란 전모가 다 밝혀지지 않았는데 그 우두머리는 감옥에서 나와 의기양양 지지자들을 선동하고 있다. 국가체제 구석구석에 똬리를 튼 내란 동조 세력들은 진실을 호도하기 위해 수시로 발호하고 있다. 이들은 법과 제도를 악용하여 헌정 수호 세력들에게 역습을 서슴지 않는다. 이미 여러 차례 그런 시도가 있었고 그럴 때마다 시민정치의 힘이 앞장서 그것을 막아냈다. 앞으로도 그래야 할 것 같다.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둘째, 내란을 실질적으로 종식하고 사회대개혁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헌정 수호 세력이 압도적 힘의 우위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헌정 수호 세력은 대통령 선거에서 크게 승리해야 한다. 그러자면 민주당을 비롯한 여러 원내외 정당들이 힘을 합쳐야 하며, 비상계엄을 저지하고 내란을 막아냈던 시민들이 선거에서도 모두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탄핵연합은 민주 진보 개혁 성향의 시민들은 물론 중도와 합리적 보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시민들의 연대였다. 이 시민들이 모두 함께해야 의미 있는 선거연합을 형성할 수 있다. 전통적 진영 세력만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이른바 중도, 혹은 합리적 보수 성향의 시민들까지 함께하는 시민정치가 작동해야 선거에서 충분한 다수 연합을 이룰 수 있다. 그런데 걱정스러운 것은 민주당 혼자의 힘으로도 잘해 나갈 수 있다고 하는 이른바 ‘민주당 자강론’이다. 그런 위험한 자신감을 불식시킬 힘도 시민정치에서 나온다.

셋째, 사회대개혁을 철저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민정치가 국정연합에서도 계속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 권력 교체가 빛의 혁명을 추구한 시민정치의 최종 목표는 아니다. 시민들은 당면한 탄핵과 내란 종식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모순, 전환기적 과제를 해결하자고 외쳤다. 그동안 시민들은 “촛불혁명으로 권력은 바꾸었는데 내 삶의 변화는 왜 일어나지 않았는가?”라는 따가운 질문을 했다. 촛불혁명 후 개혁이 부진했던 데 대한 솔직한 성찰을 요구한 것이다. 이제 곧 등장할 새로운 권력이 사회대개혁 과제를 철저하게 이행하도록 하려면 시민정치가 계속 작동해야 한다는 것을 시민들은 알고 있다.

넷째, 대통령 선거 승리와 사회대개혁은 정당 간 연합만으로 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당과 시민의 연합도 중요한데 이것은 정당의 선의만 바라보고 기다릴 일이 아니다. 시민들의 뜻을 잘 헤아리며 그것을 정당과 연결하는 시민정치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 3월10일 민주당을 포함한 6개 야당과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탄핵 광장에서 나온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다음과 같은 실천 과제를 발표했다. “내란 세력 심판과 재집권 저지, 차별과 혐오의 정치 배격, 다양성을 존중하고 민의를 반영하는 정치 구현, 민주주의 회복과 평화 실현, 사회대개혁.” 이것은 광장의 시민과 정당을 연결하는 연합정치의 최소강령이라 해도 좋겠다. 광장 시민들의 요구와 정당의 판단이 의제의 우선순위에서 어긋날 수도 있는데 이런 차이를 조율하는 것도 시민정치의 몫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민정치는 내란 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위한 연합정치의 적절한 촉진자이다. 일반적으로 연합정치는 대항연합(opposing coalition), 선거연합(electoral coalition), 통치연합(governing coalition)으로 구분한다. 이 개념을 우리 상황에 적용하면 탄핵연합, 대선연합, 국정연합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는 우여곡절 끝에 탄핵연합을 마무리했고, 이제 대선연합과 국정연합을 통해 내란 종식, 사회대개혁을 해야 한다. 민주 헌정 수호 세력은 내란 종식과 사회대개혁을 위한 충분한 다수연합을 형성해야 하는데 시민정치가 그 연합정치에 필요한 동력을 만들 것이다.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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