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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앞에 모여든 윤석열 지지자들…고성·욕설 뒤섞여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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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앞에 모여든 윤석열 지지자들…고성·욕설 뒤섞여 ‘아수라장’

지지자들, 태극기·성조기 들고 “탄핵 무효”

비상행동은 “재구속·엄벌 촉구” 기자회견

1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첫 형사재판을 앞두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동문 앞에서 한 지지자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우혜림 기자

1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첫 형사재판을 앞두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동문 앞에서 한 지지자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우혜림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첫 형사재판이 열린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 인도는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그를 비판하는 시민들이 뒤섞여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 20여명은 이날 오전 9시쯤부터 중앙지법 동문 앞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모였다. 이들은 ‘윤 어게인’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탄핵 무효” 등을 외쳤다. “짱X, 빨XX는 대한민국에서 꺼져라”에 음을 붙여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태극기를 손에 든 채 무릎 꿇고 기도하는 여성도 있었다.

같은 시각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그 근처에서 윤 전 대통령의 재구속과 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복남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재판부가 내란 혐의의 하수인들은 구속하면서 정작 내란 우두머리인 윤석열은 구속 취소를 명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며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는 윤석열에게 지금 당장 구속영장을 발부하라”고 주장했다. 경찰이 기자회견장을 펜스로 둘러싸 양측 간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기자회견장으로 쏟아지는 고성과 욕설을 막지 못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기자회견을 향해 “뭐라는 거야”, “X쳐” 등이라고 외쳤다.

경찰은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반경 100m 이내 신고된 집회들에 ‘제한 통고’를 내렸다. 경찰이 14일 중앙지법 맞은편 횡단보도에 펜스를 설치하고 통행을 막자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민(주)노총한테는 꼼짝 못 하면서 왜 우리한테만 이러냐”고 소리쳤다. 경찰의 집회 제한 공지에는 “그럼 우리도 기자회견을 하겠다”며 확성기로 고성을 질렀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맞은편 횡단보도 앞에 모여 있다. 우혜림 기자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맞은편 횡단보도 앞에 모여 있다. 우혜림 기자

윤 전 대통령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중앙지법으로 들어서자 분위기는 더 달아올랐다. 태극기를 든 한 노년 여성은 차량을 향해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고 외쳤다. ‘윤 어게인’ 피켓을 든 김모씨(67)는 “아침에 기도하고 나왔다”며 “계엄은 우리나라를 살리려고 좋은 의도로 한 것이지 않냐”고 말했다. 형사재판이 시작된 이후 중앙지법 앞에는 지지자 5명 정도만 남았다. 일부는 거센 빗줄기 속에서 기도를 이어갔다.

중앙지법 인근으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이면서 인근 상인들과 직장인들은 불편을 겪었다. 이날 법원 정문(서문)쪽에서도 오전부터 50여명의 유튜버와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확성기로 음악을 크게 틀고 “윤 어게인” “사기 탄핵” “시진핑 아웃”을 외쳤다. 20년 넘게 인근에서 도장인쇄 가게를 운영하는 안병일씨(58)는 “가게 문을 열면 대화가 안 될 정도로 시끄러워 가게 전화도 못 받고 있다”며 “파면 판결도 났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에 지지자들에게 건물 화장실도 쓰게 해줬는데 너무 더러워져서 집회 날마다 건물 셔터를 내리고 있다”고 했다. 인근 건물에서 일하는 법무사 A씨도 “오늘따라 더 시끄럽다”며 “여기가 주거지였다면 아이들이 저런 욕설을 들을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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