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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도심에 떨어진 러 미사일···젤렌스키 “트럼프, 참상 목격하러 와달라”

우크라이나 구조대원들이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의 미사일 공격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수미시 공습으로 34명이 사망한 후 동맹국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에 “강력한 압력”을 가할 것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응급 서비스·UPI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구조대원들이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의 미사일 공격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수미시 공습으로 34명이 사망한 후 동맹국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에 “강력한 압력”을 가할 것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응급 서비스·UPI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해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최소 34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참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러 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오전 10시15분쯤 러시아의 탄도 미사일 두 발이 도심을 강타했다. 부활절을 일주일 앞둔 종려주일을 맞아 거리에 사람이 붐비던 때였다. 두 발 중 한 발은 승객으로 가득 찬 버스에 명중했다. 공습 직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엑스에 올린 현장 영상에는 거리에 흩어진 시신들, 불타는 차량, 피투성이 생존자를 이송하는 구조대원의 모습이 담겼다. 우크라이나 비상사태국은 사망자 가운데 2명, 부상자 가운데 10명이 어린이라고 전했다.

13일 우크라이나 수미에서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시신이 땅에 안치돼 있다. AP연합뉴스

13일 우크라이나 수미에서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시신이 땅에 안치돼 있다. AP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에 “적의 미사일은 평범한 도시 거리, 평범한 삶을 공격했다”며 “사망하거나 다친 민간인이 수십명인데 이는 비열한 자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러시아를 비난했다. 이어 “대화는 탄도미사일과 폭탄을 멈추지 못했다. 침략자에 대한 압박 없이 평화는 불가능하다”며 미국·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비서실장 안드리 예르마크는 미사일에 집속탄이 탑재돼 있었으며 “러시아가 최대한 많은 민간인을 죽이려고 이런 짓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CBS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푸틴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참상을 직접 목격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어떤 결정이나 협상을 하기 전, 국민·민간인·군인·병원·교회·아이들이 파괴되거나 사망한 것을 직접 확인하러 와달라”고 호소했다.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20명이 사망한  크리비리흐 사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20명이 사망한 크리비리흐 사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날 공격은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담당 특사의 러시아 방문 직후에 이뤄졌다. 위트코프 특사는 지난 11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4시간 반가량 회담하며 휴전 이행 문제를 논의했다. 회담 내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별다른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도 러시아의 공격에 “도를 넘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는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공격한 것은 도를 넘은 행위”라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러시아의 끔찍한 미사일 공격으로 희생된 이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이 전쟁을 종식시키고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이루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비극적으로 일깨워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플로리다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이번 공격에 대해 “그들이 실수했다고 들었다. 그러나 이건 끔찍한 일이다. 이 전쟁이 끔찍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이 누구이고 무엇이 ‘실수’였다는 뜻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앞장서고 있는 프랑스·영국을 비롯한 유럽도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러시아의 민간인에 대한 끔찍한 공격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푸틴 대통령이 조건 없는 완전하고 즉각적 휴전에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는 인간의 생명과 국제법,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독일 차기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연합 대표는 러시아의 공격이 “배신행위”이며 “고의적이고 심각한 전쟁 범죄”라고 밝혔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우크라이나가 무조건적 휴전을 받아들인 상황에서 러시아가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끔찍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수미 공격에 대해 “이스칸데르 미사일 두 발을 우크라이나군 지휘관들의 회의 장소에 발사했다”며 “우크라이나가 도심에 군사 시설을 배치하면서 민간인을 방패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 4일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향이자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중부 도시 크리비리흐를 미사일로 공격했고, 9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20명이 사망했다. 이날 수미에서 벌어진 공격은 올해 우크라이나에 가해진 가장 치명적 공격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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