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 내각의 해임 결정에 반발해온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의 로넨 바르 국장이 주변에 사의를 밝혔다고 이스라엘 N12 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르 국장은 자신을 경질하기로 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이와 관련한 법적 다툼이 이어질 경우 신베트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신베트가 이스라엘군과 협력하는 가자지구 군사작전이 한창인 점, 신베트가 휴전 협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바르 국장은 내주 초쯤 해임 무효 소송을 맡은 고등법원 재판부에 서면진술을 제출하면서 퇴임 날짜를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N12는 전했다.
이스라엘 내각은 지난달 20일 회의에서 바르 국장 해임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당한 이후 바르 국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스라엘 건국 이래 보안기관 수장이 임기 중 해임되는 것은 처음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해임 이유로 신뢰 부족을 들었으나, 이스라엘 정치권과 현지 언론들은 신베트가 최근 네타냐후 총리 측근이 연루된 ‘카타르 게이트’ 수사에 착수하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정부 책임을 지적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데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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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 국장은 현재 신베트가 수행 중인 “민감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인질 석방 협상을 위한 후임자가 준비될 때까지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국가 공공의 이익과 무관한 “개인적 충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내각 결정 이튿날 야당과 시민단체는 바르 국장 해임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지난 8일 고등법원은 내각이 해임 절차에 이견을 가진 검찰총장실과 타협해 20일까지 타협안을 도출하라고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