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추방자 송환’ 미 대법 판단 거부한 엘살바도르 대통령···트럼프 “환상적”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닫기

보기 설정

닫기

글자 크기

컬러 모드

컬러 모드

닫기

본문 요약

닫기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닫기

‘추방자 송환’ 미 대법 판단 거부한 엘살바도르 대통령···트럼프 “환상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합법적 지위를 갖췄으나 미국 정부의 ‘행정상 오류’로 추방돼 엘살바도르 교도소에 갇힌 이민자를 돌려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송환 명령을 공개적으로 거부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주파수를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기에 앞서 엘살바도르 교도소에 갇힌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를 미국으로 돌려보낼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터무니없는 질문”이라며 “어떻게 테러리스트를 미국으로 밀입국시킬 수 있겠느냐. 나는 그를 미국으로 보낼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아브레고 가르시아는 10여 년 전 망명 신청을 거쳐 합법적으로 미국에 거주하고 있었으나, 지난달 15일 미 정부가 국제 범죄조직 ‘트렌 데 아라과’ 조직원 등으로 지목해 약 300명을 강제 추방했을 당시 엘살바도르 감옥으로 보내졌다. 그의 가족이 정부에 송환 명령을 내려달라며 법원에 낸 소송의 재판에서 정부 측은 그가 ‘행정적 오류’로 추방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11일 만장일치로 아브레고 가르시아를 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그러면서 “정부가 심각한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서두르는 대신 단순한 행정 오류로 이를 치부했다”며 “정부 논리대로라면 법원이 개입하지 않으면 미국 시민을 포함해 모든 사람을 투옥하거나 추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켈레 대통령이 미국 사법부의 판단을 따르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한껏 미소 짓고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회담에서 부켈레 대통령에게 추방된 이민자를 수용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며 “환상적인 일을 했다”고 칭찬했다. 또 “당신과 일하게 돼 감사하다. 당신은 범죄를 막길 원하며 우리도 그렇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팸 본디 미 법무장관 역시 이날 회담에 배석해 “대법원 판결은 엘살바도르가 그(아브레고 가르시아)를 송환하고 싶다면 미국은 그것을 도우라는 것이며, 이 경우 비행기를 제공하라는 의미”라며 “그를 돌려보낼지는 엘살바도르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미국의 어떤 법원도 외교 정책을 결정한 권리가 없다”고 가세했다.

NYT는 “회담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부켈레 대통령 모두 아브레고 가르시아를 미국으로 송환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며 “이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법원 판단에 불복하고, 적법 절차 없이 사람들을 추방하려는 의지를 상징한다”고 지적했다. 또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쿨한 독재자’로 칭해온 부켈레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정부 시절 버림받은 사람 정도로 취급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의 교도소 문을 열어주면서 세계 무대에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들을 추방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교도소 아웃소싱’을 주문받은 부켈레 대통령은 이들을 악명 높은 교도소인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에 수용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해 재선에서 성공한 뒤 자신의 SNS에 스스로 ‘세상에서 가장 쿨한 독재자’로 소개하고 있다.

  • AD
  • AD
  • AD
닫기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