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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모아 마련한 10만3830원…산불 성금으로 낸 기초생활수급자

입력 2025.04.15 15:57

A씨가 경북 경주시 성건동행정복지센터에 전달한 성금. 경주시 제공

A씨가 경북 경주시 성건동행정복지센터에 전달한 성금. 경주시 제공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해 써 주세요.”

경북 경주시 성건동행정복지센터에서 A씨(70)가 지난 11일 오후 작은 봉투 하나를 내밀며 이같이 말했다. 봉투 안에는 A씨가 정성스레 모은 것으로 보이는 현금이 들어 있었다. 구깃구깃한 지폐와 동전 등 10만3830원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다. 당뇨와 괴사성 혈관질환을 앓고 있어 자신의 생계조차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골목과 공원, 재래시장을 돌며 폐지를 모아가며 조금씩 돈을 마련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경주시는 설명했다. 또 당시 파지와 깡통 등을 모아 돈을 벌었으니 “적지만 세금을 낸다고 생각하고 기부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산불로 무너진 집터와 울고 있는 이웃들을 보며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며 “내 손으로 직접 모은 작은 성의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순이 성건동행정복지센터 맛춤형복지팀장은 “어르신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매월 적십자에 2만원을 후원하시고 계셨다”며 “어르신의 따뜻한 마음에 깊은 울림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기탁된 성금은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경북 북부지역 산불 피해자 지원에 전액 사용될 예정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작은 손길이 모여 큰 희망이 된다”며 “어르신의 따뜻한 기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울리는 실천이었고 피해 주민들에게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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