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왼쪽)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15일 서울 박정희기념관에서 진행된 회동에서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난다. ‘반탄’(탄핵반대)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철우 경북지사에 이어 탄핵소추에 찬성했던 오 시장을 만나면서 결선에 대비한 투트랙 행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김문수 캠프 측은 김 전 장관이 오는 16일 아침 서울시청에서 오 시장과 조찬 회동을 한다고 15일 공지했다. 캠프 측은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철학을 꾸준히 실천해 온 오 시장의 정치적 신념을 깊이 이해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12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이 오 시장을 만나는 것은 경선에서 오 시장의 지지를 얻으려는 ‘러브콜’로 해석된다. 당 안팎에선 복수의 반탄 후보가 나선 국민의힘 경선에서 반탄·친윤표가 분산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대표적인 반탄 주자로 꼽히는 김 전 장관이 안정적인 결선 진출을 위해 오 시장을 향했던 ‘찬탄’(탄핵찬성) 지지표를 흡수하려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장관은 기존 반탄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에서 이 지사와 만나 “대한민국의 민주화 운동에 반박정희, 반이승만 이런 것들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광화문 광장 동상 건립을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또 “박정희 대통령 때는 (전두환·노태우 때처럼) 참사가 없었다. 총을 쏴서 누가 사망하고 이런 건 없었지 않았냐”고 말했다. 박정희 유신 체제의 국가폭력을 부정하는 취지의 발언으로 강성 보수층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이번 만남이 후보 단일화 논의와는 관련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연대 의사를 확실히 했다. 이 지사는 “후보는 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단일화를 굳이 할 필요가 없다”며 “김문수 후보가 1등하면 제가 경북 표를 확실히 몰아서 대통령이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고, 제가 (후보가) 되면 (김 전 장관이)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전 장관은 지난 12일 나 의원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앞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 만나 청년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11일엔 나 의원과 국회 본청 앞에서 보수 청년단체가 주최한 ‘연금개악 규탄집회’에 나란히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