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뉴스
의대 학장들이 “의대 학사 정상화는 새정부 출범과 무관함을 인식해야 한다”며 의대생들의 수업복귀를 촉구했다. 의대 학장들은 40개 의대 중 32곳의 본과 4학년 유급예정일이 지난 4일에서 이달 30일에 걸쳐있다고 했다. 의대생들의 수업거부가 이어지면서 대규모 유급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의대 학장들의 협의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15일 오후 ‘40개 의대·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에게 알립니다’라는 입장문을 냈다. 의대 학장들은 “학칙 준수가 기본 방침이며 학사 유연화 계획이 없음을 여러 번 확인했고 의대 학장도 이 방침에 예외를 둘 수 없다”며 “각 학교 학칙에 따라 유급이 결정되니 학생 스스로 피해가 없도록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의대학장들은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원서접수는 졸업생과 졸업예정자만 가능하다”며 “본과 4학년은 각 대학이 정한 복귀 시한을 넘기면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응시는 불가하다”고도 했다.
KAMC가 이날 공개한 본과 4학년 유급예정일을 보면 전국 32개 의대는 이달 중 유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에서 이날까지 고려대, 연세대, 부산대 등 13개 대학에서 유급예정일이 도래했다. 전남대(16일), 가톨릭대(26일), 충북대(29일), 동국대(30일) 등의 본과 4학년 의대생도 이달 중 유급을 앞두고 있다.
의대 학장들은 예과 1학년인 24-25학번에게도 “올해 1학기 유급 시한 전에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24-25학번의 분리 교육은 불가하거나 의미가 없다”고 했다. 분리 교육이 불가능한 이유로는 “24학번의 2030년 여름 졸업을 위한 최소한의 법적 학업 기간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교육부와 의대 학장들은 지난달 동맹휴학 중인 24학번과 올해 신입생인 25학번을 한 학기 차이를 두고 수업을 진행하는 안 등을 공개했다.
의대 학장들은 이날 의대생들의 등록 후 수업거부가 이어지자 별도의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의대생들 내부에선 강경파 중심으로 ‘제적이 아닌 유급은 감수하자’거나 ‘정권이 바뀌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고 한다.
의대생들의 전반적 수업복귀율은 여전히 낮아 대규모 유급이 임박한 상황이다. 교육부도 정상수업이 될 정도로 의대생들의 복귀가 이뤄졌다고 판단하지 않고 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9개 국립 의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7일 기준 의대생들의 수업 참여는 낮은 수준이다. 충남대는 수강신청은 했지만 수업을 듣는 예과 1~2학년생은 10명 미만이다. 전남대도 개강한 수업 기준으로 수업 학생은 10여명 수준이다. 경상국립대는 일부 수업에 참여한 학생이 30% 가량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이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대한 ‘유해사이트 폐쇄 긴급심의 요청’ 공문을 재차 발송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메디스태프에서 수업 복귀 학생의 신상유포와 비난, 협박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교육부는 또 온라인상에서 수업복귀 의대생의 신상유포를 하고 비방을 한 이들을 추가로 경찰에 수사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