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우 탓 현역병 입대 늘어나
올해 1학기 군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이 2000명을 넘었다. 이들은 현역병이나 사회복무요원이 될 예정인데 이 추세가 이어지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명옥 의원실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각각 교육부·병무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종합하면, 2025년 1학기 군 입대를 이유로 휴학한 의대생은 2074명이다. 일반적으로 의대생은 졸업 후 의무사관 후보생으로 등록해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로 복무해왔는데, 일반병 입대를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2024년 입영해 현역병 혹은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의대생이 1537명으로 2023년(162명)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1~2월에도 345명이 입영해 복무 중이다.
의대생이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로 복무하는 것을 기피하는 것은 복무 여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18개월인 현역병과 달리 군의관은 36개월, 공중보건의사는 37개월 복무해야 한다. 의료계에서는 징벌적 복무라며 개선을 요구해 왔다.
정부의 허술한 정책도 의대생의 현역병 입대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방부는 지난 2월 ‘의·정 갈등’으로 사직한 군 미필 전공의 3000여명을 입영 대기자로 분류해 최장 4년까지 입영을 유예할 수 있도록 훈령을 개정했지만 분류 기준과 방식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로 인해 의대생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돼 현역 입영을 선택하는 현상이 가속화됐을 수 있다.
이성환 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은 “군 복무 단축이 필요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는데도 보건복지부의 무대책에 환멸이 난다”며 “징벌적 복무기간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단 한 명의 의대생도 공중보건의사나 군의관 지원을 추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군 의료자원 부족은 국가 안보에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가 장기적 관점에서 공보의·군의관 수급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