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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전쟁에 유리 비커 값 ‘껑충’…미 대학은 ‘패닉’

외국산 실험장비 비축 나서

대학 보조금 삭감도 영향

중국 과학계보다 타격 클 듯

“연구소 폐쇄까지 갈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전쟁으로 실험 기자재 가격 인상이 예상돼 미·중 대학 연구실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실험 기자재 공급망에서 중국은 유리관, 시약 등 기본적 실험장비 공급을 담당한다. 독일과 일본은 현미경과 정밀분석장비 등 고급 실험기구, 스위스와 영국은 진단도구와 항체, 특수화학물질의 주요 수출국이다. 미국산 분광기도 부품의 30~50%는 외국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최종 14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대학은 유리 비커, 시험관 등 기본 장비를 구입할 때마다 ‘가격 폭탄’을 떠안게 됐다.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는 상호관세 발효가 90일 유예됐지만 최종 부과될 관세율은 불투명하다. 불안한 상황을 반영해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티아모’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하버드대의 중국인 박사 후 연구자는 온라인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한) 지난 2일 이후 실험 자재들을 비축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대학 보조금 삭감 여파도 아직 가라앉지 않았는데 관세까지 부과되면 연구자들은 쉴 틈이 없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의 한 중국인 생물학자는 미국에 장비를 판매하는 중국 회사가 가격을 인상한다며 “수입된 대형 실험장비의 원래 가격은 600만달러(약 85억원)인데 800만달러(약 114억원)로 올라갈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연구기관에서도 비명이 나온다. 한 중국인 연구원은 SNS에 “관세전쟁의 불길이 실험실까지 닿았다”며 미국 의료기기 회사 애질런트에서 구입한 특수 바늘의 가격이 올랐다는 소식을 전했다.

베이징대의 한 생물학자는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미국산 키트와 시약 가격이 5월13일 이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가능한 한 빨리 대체품을 찾거나 비축하려 한다”고 말했다.

SCMP는 미국 과학자들이 입는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는 데다, 연방정부가 대대적으로 대학 보조금을 삭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으로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3981억위안(약 78조원)을 배정하는 등 아낌없는 과학기술 지원을 예고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연구하는 팅롱 다이는 “중국이 관세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더 많다”며 “미국 대학들은 더 큰 비용을 치를 것이다. 결과적으로 실험 지연, 장비 주문 취소, 심지어 연구소 전체 폐쇄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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