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부상 복귀 늦어지는데
핵심 좌완 불펜도 시즌 아웃
올해도 ‘뎁스의 힘’에 기대야

팔꿈치 수술을 받는 KIA 곽도규(왼쪽)와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 중인 김도영. KIA 타이거즈·연합뉴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쳤다. 부상 악령이 KIA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애타게 기다린 부상자는 돌아오지 않고 이번엔 또 한 명의 주축 선수가 아예 시즌 아웃됐다. 예측 가능한 선을 한참 벗어난 거센 태풍에 ‘디펜딩 챔피언’은 추락만 하고 있다.
KIA 좌완 곽도규가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14일 자기공명영상(MRI) 검진에서 좌측 팔꿈치 주관절 굴곡근 및 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 내측측부인대 재건술을 받게 됐다.
곽도규는 앞서 11일 광주 SSG전 8회 등판해 안타, 볼넷 후 아웃 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굴곡근 손상 소견을 받았던 곽도규는 2차 검진에선 인대도 함께 다쳤다는 진단에 수술받게 됐다. ‘토미존 서저리’다. 회복 후 재활과 복귀하기까지 1년 이상 걸린다. KIA의 핵심 좌완 불펜이 개막 한 달도 못 돼 시즌을 마감했다.
곽도규는 특히 강팀에 강한 투수다. 지난 시즌 삼성과의 상대 전적은 11경기(9.1이닝) 1승 2홀드 평균자책 0.96, LG와는 10경기(7.2이닝) 2홀드 평균자책 1.17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대담한 투구를 했던 곽도규가 KIA의 남은 시즌에선 사라졌다.
통합 2연패를 목표로 2025시즌을 출발한 KIA는 개막전에서 햄스트링 손상을 입은 김도영도 아직 되찾지 못한 상태다. 그 뒤 유격수 박찬호가 무릎을 다쳤고, 2루수 김선빈까지 종아리 부상을 당했다.
이 모든 악재가 개막 2주 사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지난해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타선을 앞세워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KIA는 주축 야수들의 줄부상에 버티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최하위까지 찍었다. 이제 박찬호가 돌아왔고 김선빈도 복귀를 앞두고 있어 반등을 노려야 하는 시점에 곽도규까지 빠진 것이다. 김도영도 부상 부위가 완벽히 낫지 않아 복귀 시점이 미뤄졌다.
KIA는 지난 시즌에도 1년 내내 부상으로 대위기에 계속 몰렸다. 특히 윌 크로우, 이의리, 윤영철 등 선발투수들이 시즌 초반부터 줄줄이 이탈했다. 그럼에도 타선의 폭발력과 황동하, 김도현 등 대체 선발들의 눈부신 활약으로 위기를 극복해나갔다.
올해도 결국 ‘뎁스의 힘’으로 역경을 이겨내야 한다. 상상도 못할 정도의 연속 날벼락이지만, 서둘러 반등의 계기를 만들고자 구단은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 당장은 코칭스태프의 위기 대처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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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하위권으로 처졌지만 독주 중인 LG를 제외하면 상위권과 격차는 크지 않다. 제임스 네일이 있는 선발진이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타선과 불펜이 받쳐주면 일단 김도영이 돌아올 때까지 버틸 힘이 생긴다.
김선빈의 복귀가 임박한 것은 희소식이다. 불펜에선 좌완 최지민이 곽도규의 몫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단은 육성군에서 컨디션이 좋은 젊은 투수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 시즌 황동하, 김도현처럼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 얼굴’의 등장이 지금 KIA에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