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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착기로 판 길, 트럼프에 막히나…건설기계 올해도 험로?

HD현대건설기계가 UAE에서 첫 수주를 거둔 80t급 초대형굴착기(HX800L). HD현대건설기계 제공

HD현대건설기계가 UAE에서 첫 수주를 거둔 80t급 초대형굴착기(HX800L). HD현대건설기계 제공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각국의 인프라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쾌속 질주하던 한국 건설기계 수출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와 건설시장 불황으로 제동이 걸렸다.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전 산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국내 건설기계 업계도 ‘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수출시장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에 업계의 불확실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트럼프발 관세에 꺽인 건설기계 수출 그래프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기계 수출량은 5만6323대로 전년 대비 36.8% 급감했다. 주력 수출 품목인 굴착기와 지게차 수출도 각각 49.8%, 28.5% 떨어졌다.

지역별로 보면 전체 수출의 35.0%를 차지하는 북미 수출은 18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1.1% 감소했다. 또 전체 수출의 22.8%를 점유하고 있는 유럽 역시 11억7900만달러로 같은 기간 42.6% 하락했다.

건설기계는 도로, 교량, 터널 등 각종 인프라 건설을 비롯해 건축 공사 현장, 광산 및 채석장 작업, 대규모 농지 조성, 항만·공항 신설, 원자력·풍력 등 에너지 시설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2021년부터 3년간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대규모 경기부양 자금이 투입되면서 국내 건설기계 수출 실적도 함께 증가했다. 펜데믹 전까지는 중국이 한국 건설기계 수출국 1위였지만 중국이 부동산 침체에 빠지면서 북미와 유럽이 대형 시장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외 고금리 정책에 따른 건설 경기 침체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려 3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국내 건설기계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러·우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 건설 비용 증가로 인한 공공 인프라 투자 사업의 지연 등으로 올해 내수와 수출 시장에 찬바람이 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건설기계 역시 직간접적 영향권에 들면서, 한국 건설기계 수출의 30% 이상이 집중돼 있는 북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저하와 수요 위축 등 복합적인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태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목재에도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미국 내 건설 비용은 더 오를 전망”이라며 “관세로 미국 현지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만큼 건설기계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밥도둑]굴착기로 판 길, 트럼프에 막히나…건설기계 올해도 험로?

중동·인도 등 신흥 시장 진출해 미국 의존도 완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 국내 주요 건설기계 업체는 수출 시장 다각화로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중동·인도·중남미·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가티 샥티’를 통해 1조2000억달러(약 1665조원)를 투자하는 등 스마트시티 건설, 해안도로 프로젝트 등 각종 인프라 개발 사업을 발주하고 있어 향후 인도에서의 건설장비 수요 증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2027년 AFC 아시안컵, 2030년 엑스포, 2034년 FIFA 월드컵 개최를 준비 중이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가스·물류·항공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는 등 관광·도시개발·광물 채굴 등 비석유 산업 성장에 따른 건설장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와 아프리카도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초 중동 주요 국가와 튀르키예에서 총 557대의 건설장비를 수주했다. 지난달 26일에는 HD현대인프라코어가 에티오피아에서 총 100대 규모의 36t급 크롤러형 대형굴착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신흥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의 친환경 프로젝트 수요에 대응한 전기·수소 기반 장비와 스마트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는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배터리팩, 수소연료전지 등 친환경 동력 기술을 적용한 전기 굴착기와 수소 굴착기 등을 개발했다. 두산밥캣도 전동식 건설장비인 스키드 로더와 수소지게차를 개발했다.

대형 수출 시장인 미국에 현지 공장을 설립해야 할 필요성도 대두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모든 한국산 수입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가,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10%의 기본관세만 부과한다고 입장을 수정했다. 그러나 유예기간이 끝난 뒤 상호관세가 재개될 경우, 미국 현지 기업들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한국산 제품이 밀릴 가능성이 커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된다.

두산밥캣은 미국 노스다코타주와 미네소타주, 위스콘신주 등에 총 7개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글로벌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반면 HD현대 건설기계부문 3사는 미국에 물류센터와 부품을 조립해 출고하는 커스터마이징 센터를, 캐나다·중남미에는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북미에 생산공장을 건설할 계획은 없다”며 “올해는 시장 수요가 감소하고 판매 장비 대수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전체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해 향후 건설기계 사이클이 상승할 때 ‘곱하기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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