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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조언: ‘제2의 윤석열’ 안 나오려면

장하준 런던대 경제학과 교수. 장 교수 제공

장하준 런던대 경제학과 교수. 장 교수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전 세계가 연일 충격을 겪고 있습니다. ‘세계적 석학’ 장하준 런던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를 “동네 깡패들이 가게를 뒤집어엎고 ‘그동안 내던 돈을 5배로 내라, 10배로 내라‘면서 야구 방망이로 집기를 부수고 있는 상황”에 빗댑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미국 비위에 안 거슬릴까‘만 궁리하는 듯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정부의 대응을 질타했습니다. 오늘 ‘에디터픽’에서는 지난 4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진행한 경향신문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장하준 “한국, 트럼프 비위 맞추기 그만둬야…미국에 매달리면 봉변당할 수도”

장하준 교수는 시장만능주의 비판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경제학자예요. 영국 케임브리지대를 거쳐 현재 런던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장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이 과거 보호주의로 산업을 발전시켜 놓고도 개발도상국에는 자유무역을 강요하는 것이 ‘위선’이라고 봅니다. 저서 <사다리 걷어차기>에서 이 현상을 체계적으로 진단했습니다.

장 교수가 보기엔 지금 미국의 ‘관세 전쟁’ 역시 위선적입니다. 그는 미국이 국외에서 싸고 질 좋은 물건을 들여오지 않으면 현재 경제 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노동자 임금을 억제해 기업 이윤을 많이 내고, CEO들에게 천문학적 봉급을 주는 체제는 이 같은 저렴한 수입 소비재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죠. 그래놓고 이제 와서 ‘당신들이 우리의 것을 훔쳐갔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겁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시행과 유예를 입맛대로 번복하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습니다. 장 교수는 미국을 두고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나라”라고 표현했어요.

장 교수는 한국 역시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는 “한국의 경우 반도체, 자동차, 조선은 미국이 워낙 큰 시장이니 발을 빼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갑자기 돌변해서 정책을 바꿀지 모르는데 거기서 어떻게 비즈니스를 하겠는가”라고 지적합니다. 현재 한국의 국가별 수출 비중은 중국 19.5%, 미국 18.7%, 유럽연합(EU) 10%인데요. 장 교수는 국가적 차원에서 산업정책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산업은 뭐고, 없애야 할 산업, 옮겨야 할 산업이 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죠.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는 것에 지나치게 치중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장 교수의 시각입니다. 그는 “한국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 나라가 됐는지를 정작 한국 스스로 모르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경제 규모가 세계에서 12번째로 큰 나라인데 미국에 항상 ‘뭘 더 드릴까요’라며 저자세를 취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장 교수는 대표적 증세론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여야가 대선을 앞두고 벌이는 ‘감세 경쟁’을 강하게 비판했어요. 장 교수는 “그냥 무조건 깎자? 그런 아젠다로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가 대통령 돼 봤자 5년 후에 ‘제2의 윤석열’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은 “증세를 논의해야 할 시점”입니다. “어떻게 하면 (정부가 돈을 잘 써서)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합니다. 한국의 정부 지출은 IMF 통계로 2023년 GDP 대비 23%밖에 안 되고요. 미국(36%), 독일과 스웨덴(48%), 프랑스(57%)와 비교하면 기형적으로 낮다는 것이 장 교수의 시각입니다.

“노인빈곤율과 자살률 통계를 보고도 세금 깎자는 얘기가 나오는지 묻고 싶다.” 선거를 앞두고 표심 잡기에만 매몰된 정치를 보면, 장 교수의 일침이 참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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