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미포가 건조한 2만2000세㎥급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HD현대 제공
HD현대 조선 계열사인 HD현대미포는 최근 울산 본사에서 2만2000㎥급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에 대한 진수식을 가졌다고 16일 밝혔다. 진수식은 육상에서 건조된 배를 처음으로 물에 띄우는 행사다.
길이 159.9m, 너비 27.4m, 높이 17.8m의 이 선박은 2023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그리스 선사인 ‘캐피탈 마리타임 그룹’이 발주한 동급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4척 중 첫 번째 선박이다.
이번에 HD현대미포에서 진수된 2만2000㎥급 선박은 전 세계에서 건조된 이산화탄소 운반선 가운데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 상용화된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의 최대 규모는 7500㎥급이었다.
이 선박은 영하 55도의 저온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바이로브형 저장탱크’ 3기가 탑재돼 액화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액화석유가스(LPG), 암모니아 등 다양한 액화가스 화물을 안정적으로 운반할 수 있다고 HD현대미포 측은 설명했다.
또 육상 전원공급장치와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등을 적용해 미세먼지나 황산화물 같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였으며, 차가운 얼음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내빙 설계기술(Ice Class 1C)이 적용됐다. 이 선박은 마무리 의장작업 및 시운전 등을 거쳐 올해 말 선주에 인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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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탄소감축 움직임으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시장이 성장하면서 이를 해상 운반하는 선박의 수요도 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2050년까지 연간 6GT(기가톤) 이상의 탄소를 포집·저장해야 한다. 이 중 약 20%를 해상으로 운송하는데 2500척가량의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 관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개발을 비롯해 조선해양 분야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친환경 기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해양 모빌리티 분야에서 선도기업으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