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혜선씨가 아이들과 함께 칠곡군 아이누리장난감도서관을 방문해 폐건전지를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엄마, 북극곰이랑 펭귄이 힘들대. 나 오늘 지구 도운 거 맞지?”
경북 칠곡군 아이누리장난감도서관에서 지난 15일 장난감을 대여한 박경미씨(38)의 아이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날 박씨는 집에서 사용하다 남은 폐건전지로 굴착기 장난감을 빌렸다. 폐건전지를 모아오면 장난감 1개를 무료로 빌려준다는 도서관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며칠간 모아온 건전지다.
박씨는 “아이가 폐건전지가 모일 때까지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며 “지구도 돕고 장난감도 얻었다며 너무 좋아했다”고 말했다.
경북 칠곡군이 시행 중인 ‘북극곰 캠페인’이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9일 시작한 이 캠페인은 일주일 만에 폐건전지 350개를 수거했다.
캠페인은 단순하지만 실효성 있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폐건전지 5개를 가져오면 장난감을 하나 더 빌려주는 식이다.
칠곡군에서 운영하는 장난감도서관에서는 연회비(2만원)를 내면 매달 4번 장난감 1개를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연회원이면서 폐건건지 5개를 모아오면 장난감을 동시에 2개도 빌릴 수 있게 된다.
이혜선(40)씨는 “아이가 둘인데 장난감을 하나만 빌려 가면 꼭 싸웠다”며 “폐건전지만 있으면 각자 하나씩 들려줄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번 캠페인은 김명신 장난감도서관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김 관장은 “환경 이야기하다가 문득 떠올랐다”며 “아이들이 북극곰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에, 장난감과 연결하면 재미와 교육이 함께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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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수거된 건전지는 읍사무소를 통해 분리 배출된다. 일부는 쓰레기봉투로 교환된다. 이번 캠페인은 오는 6월까지 진행된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폐건전지를 모으는 작은 실천이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아이들의 정서 교육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일상 속에서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친환경 정책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