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인수된 이후 신규 투자 매년 급감
회사 “요금 동결로 투자여력 감소, 불가피”
진보당 “시민볼모 도시가스 요금 인상 협박”

16일 광주시의회에서 진보당 광주시당이 해양에너지의 도기가스 신규 공급 지연에 대하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강현석 기자.
광주지역 도시가스 공급을 독점하는 해양에너지의 ‘신규 배관’ 설치 등을 위한 투자가 맥쿼리자산운용에 인수된 이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배관이 없어 건물이 완공됐지만 도시가스를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16일 광주시 설명을 종합하면 해양에너지의 광주지역 도시가스 공급 배관 투자액은 2022년 108억원에서 2023년 59억원, 2024년 34억원으로 급감했다. 해양에너지는 광주시 전역에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는 사업자다.
배관 투자가 지연되면 신규 택지나 기존 배관이 없는 지역에 신축되는 건물들은 도시가스를 사용할 수 없다. 해양에너지는 2022년까지만 해도 매년 100억원 안팎을 배관 설치에 투자해 왔다. 2018년 147억원, 2019년 104억, 2021년 139억, 2021년에도 95억원을 썼다.
배관 투자가 급감한 것은 세계적 투자회사인 맥쿼리자산운용이 해양에너지를 인수한 이후다. 맥쿼리는 2021년 6월 해양에너지 지분 100%를 인수했다. 도시가스 회사는 영업이익률이 낮지만 필수 시설인 데다 지역별 독점구조여서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배관 투자 지연으로 건물이 완공됐는데도 도시가스를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광주 광산구의 한 4층 건물은 최근 건물이 완공됐지만 도시가스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이 건물은 1층에는 카페 2층부터 4층에는 원룸이 있다.
해앙에너지는 배관 투자 지연을 해소하려면 요금인상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양에너지는 “도시가스 공급비용이 수년간 동결됨에 따라 투자여력 감소로 일부 지역에서 신규 공급이 불가피하게 지연되고 있다”면서 “공급 지연 해소를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비가 필요하지만 현재의 요금 구조로는 이름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혀다.
광주지역 도시가스 요금은 2018년부터 동결됐지만 해양에너지는 매년 15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다. 광주시 자료를 보면 해양에너지 당기순이익은 2021년 166억원, 2022년 195억원, 2023년 168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320억원을 주주에게 배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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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광주시당은 “해양에너지가 지역민을 볼모로 광주시에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하라고 협박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투기자본인 맥쿼리 이윤을 위해 시민 생존권까지 위협하는 해양에너지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해양에너지에서 요금 조정 요청이 들어오면 공급 지연을 해소하면서도 시민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