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퇴임한 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등장해 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비판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장애인 권익옹호 단체 행사 기조연설에서 “현 정부는 100일도 안 되는 기간에 너무나 많은 피해와 파괴를 초래했다”며 “이런 일들이 이렇게 빨리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숨 막힐 정도로 놀랍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겨냥해 “그들은 사회보장국에 도끼질을 하고 직원 7000명을 해고했다”고 직격했다. 사회보장국은 은퇴자와 산업재해 피해자, 저소득 가구 등 약 7300만명에게 연금 등 사회보장혜택을 제공하는 정부 기관이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수많은 미국인이 “사회보장연금에 의존해 살아가고, 수급자 중 다수는 사회보장연금이 유일한 수입원”이라면서 “사회보장연금이 삭감되거나 없어진다면 이들에게 엄청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효율부를 이끌며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사회보장제도를 다단계 금융사기인 ‘폰지 사기’라고 규정하고 사회보장 예산 삭감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머스크의 폰지 사기 발언에 대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건가.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혜택을 받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사회보장연금을 받지 못했다고 항의하는 수급자들을 ‘사기꾼’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가족 중에 억만장자가 없는 94세 어머니가 혼자 살고 있다면 어떻겠냐”고 꼬집기도 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였던 러트닉 장관은 지난달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사회보장 연금을 제때 못 받았다고 항의하는 사람은 “사기꾼”이며 “94세인 내 장모는 사회보장연금이 이번 달에 안 들어온다면 ‘다음달에 들어오겠지’라고 생각할 뿐 (사회보장국에) 전화해서 불평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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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고령 논란에 휩싸이며 연임 도전을 포기했던 바이든 전 대통령은 이날도 프롬프터를 읽다가 몇 차례 말을 더듬었고, 두서없이 일화를 늘어놓기도 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바이든 전 대통령이 횡설수설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논평 없이 게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