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 후 일주일 만인 지난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려 재판에 넘겨진 진혜원 검사가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1부(재판장 정재오)는 16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진혜원 부산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고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진 검사는 2022년 9월 페이스북에 김 여사의 과거 사진을 올리며 “쥴리 스펠링은 아는지 모르겠네요“라고 쓰고, 여기에 매춘부(prostitute)를 연상하게 하는 ‘prosetitute’라는 단어도 적었다. 검찰은 진 검사가 김 여사의 명예를 훼손할 목적으로 글을 썼다고 보고 기소했다.
앞서 1심 법원은 진 검사가 무죄라고 봤다. 재판부는 “진 검사의 게시글은 피해자가 쥴리라거나 쥴리가 매춘부라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적시하고 있지 않다”며 전체적인 맥락을 종합해보면 진 검사가 ‘김 여사가 과거 유흥주점에서 일했다’는 이른바 ‘쥴리 의혹’을 제기한 인물들이 기소된 상황을 비판하려는 취지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심에서 검찰은 진 검사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그러나 2심 법원도 원심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 (김 여사를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 내용을 담은 글을 게시했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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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검사는 2021년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당과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려 공무원으로서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혐의(국가공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도 받았다. 그러나 1심과 2심은 이 역시 모두 무죄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진 검사의 게시 행위, 게시글의 감정 버튼을 누른 행위, 대댓글을 단 행위 등은 특정 후보자의 당선이나 낙선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었는지가 객관적으로 인식되는 행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진 검사는 선고가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1심에 이어 2심도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넓게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