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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본’ 피케티 “미국, 더 신뢰 못해…새 다자주의로 가야”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 강윤중 기자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 강윤중 기자

<21세기 자본>의 저자인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미국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며 “새로운 사회적·환경적 다자주의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관세전쟁을 벌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비판하면서 평등·환경을 중심에 둔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자는 주장이다.

피케티 교수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 르몽드 블로그에 올린 ‘미국 없는 세계를 다시 상상한다’는 글에서 “현재의 위기는 미국 경제·금융·권력의 핵심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피케티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극단적 정책을 펴는 배경으로 “미국이 자국의 경제적 쇠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재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미국보다 30% 이상 높으며 2035년엔 미국의 두 배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공공 및 민간부문 대외부채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재정적자도 큰 골칫거리다.

그는 “(미 국채)금리가 오르면 미국은 막대한 이자를 다른 국가들에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며 “이런 맥락 속에서 미 국채를 보유한 외국인에게 지급되는 이자에 세금을 물리자는 트럼피스트 경제학자들의 격한 제안을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피스트 경제학자들’은 스티븐 미런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런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무역 시스템 재구성을 위한 사용자 가이드’라는 보고서에서 관세와 함께 약달러를 유도하고, 미 국채를 보유한 국가에 수수료를 부과하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노골적으로 우크라이나 광물 자원, 그린란드, 파나마를 차지하려는 것도 재정적자 해소를 위한 움직임이라고 피케티 교수는 짚었다.

피케티 교수는 “트럼프는 과거 유럽 열강처럼 ‘팍스 아메리카나’에 감사한 다른 나라들로부터 보상을 받아 적자를 영구적으로 충당하길 원한다”며 “문제는 미국의 힘이 이미 쇠퇴하고 있고, 더 이상 폭력적인 식민주의가 통하지 않는 시대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피케티 교수는 그러면서 새 다자주의를 제시했다. 그는 “이미 무너진 자유주의적 다자주의를 대체할 새로운 사회적·환경적 다자주의를 제안해야 한다”며 “유럽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거버넌스를 철저히 개혁하는 데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이 미국과 계속 공조하면서 전환을 막는다면 브릭스(BRICS)는 결국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국제 질서를 구축하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피케티 교수는 2018년 10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하면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중국 때리기’는 “무역전쟁 정책이 아니라 계급전쟁 정책”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무역전쟁을 통해 빈곤층의 시선을 외부로 돌리게 한 뒤 감세 등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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