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성동훈 기자
범죄 피해 탓에 정상적으로 일할 수 없게 된 피해자들은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둬도 실업급여를 쉽게 받을 수 있게 된다.
대검찰청과 고용노동부는 협의를 통해 범죄 피해자의 실업급여 수급 요건을 일관되게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노동부 내부 지침을 마련해 16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행 고용보험법상 실업급여는 원칙적으로 비자발적 퇴사자에게만 지급된다. 자발적 퇴사자는 예외적으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 때만 받을 수 있다. 대검과 노동부는 범죄 피해자가 그 피해로 인해 퇴사할 경우 이를 정당한 이직사유로 볼 수 있도록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논의해 노동부 내부 지침에 담았다.
대검과 노동부는 직장 혹은 직장 주변에서 범죄가 발생했거나 범죄 가해자에게 근무지가 노출돼 피해자가 근무를 더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정당한 이직 사유로 인정할 수 있도록 했다. 지침을 보면 가해자로부터 보복 등 추가 범죄피해가 우려되는 경우도 정당한 이직 사유에 해당한다.
실업급여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지역 고용센터는 지급 신청자가 제출한 증빙자료를 바탕으로 정당한 이직인지를 판단하게 된다. 대검은 증빙자료 예시로 송치결정서나 공소장, 판결문 등 범죄 피해 사실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서류나 범죄 피해로 인해 자진퇴사했다는 내용의 본인 작성 사실확인서 등을 들었다.
검찰과 경찰은 피해자들이 직접 수사기관에서 서류를 발급받아야 하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고용센터에 직접 수사서류를 제공하기로 협의했다.
대검은 “형사절차 전 단계에서 피해자의 지위를 강화하고 빈틈없는 피해자 보호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