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험재배 착수…“달고 먹기 편해”
기후위기 속 감귤 치중 작물 변화 필요

제주도농업기술원이 시험 재배 중인 스낵파인애플. 제주도농업기술원 제공
제주도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새로운 아열대 작물인 ‘스낵파인애플’, ‘잭프루트’ 재배를 시도한다.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감귤에 치중된 제주의 작물을 다양화하기 위한 조치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은 제주에서는 재배된 적 없는 새로운 아열대 작물인 스낵파인애플과 잭프루트 2종에 대한 재배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도농기원은 지난해 두 작물의 조직배양묘를 제주로 들여왔다. 올해 본격적으로 도농기원 비닐하우스에서 시험 재배하면서 작물의 생육 특성을 조사하고 있다.
도농기원은 스낵파인애플의 경우 내년이면 과일을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빠르면 내후년 농가 실증재배와 보급도 가능하다.
잭프루트는 과일 수확까지 3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도농기원 관계자는 “개화 시기, 과일의 수량과 품질 등을 조사한 후 안정적인 생산 기술을 확립해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낵파인애플은 대만이 원산지다. 당도가 19브릭스(brix)로 기존 일반 파인애플(15브릭스)에 비해 높다. 칼을 이용해야 하는 기존 파인애플과 달리 과육을 손으로 쉽게 뜯어 먹을 수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한국 관광객 등에게 인기를 얻는 과일이다.
잭프루트는 인도가 원산지다. 이 과일 역시 당도가 20브릭스에 달할 정도로 달다. 식감이 쫄깃하고, 과육이 손으로 쉽게 분리돼 먹을 때 편리하다.
도농기원은 두 과일 모두 당도가 높고 먹을 때 번거롭지 않은 점이 장점으로 작용해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제주지역 내 아열대 과수 재배면적은 2024년 기준 84㏊로, 전국 재배면적(212㏊)의 39.6%를 점유하고 있다. 2018년 57.5㏊와 비교하면 46% 늘어난 수치다. 재배 작물은 망고, 용과, 구아바, 아떼모야, 파파야, 패션프루트 등 다양하다.
도농기원이 꾸준히 새로운 아열대 작물 도입을 시도하는 배경에는 이상기후가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계절에 맞지 않는 고온, 잦은 비 날씨 등으로 만감류인 레드향의 37%가 터지고 갈라지는 피해를 입었다. 제주에서 비닐하우스와 같은 시설로 재배하는 만감류는 4162㏊에 달한다.
이현주 도농기원 농업연구사는 “기후변화에 맞는 새 아열대 작목을 발굴해 농업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최근의 과제”라 “다만 아열대과수는 국내외 재배 정보가 현저히 부족해 농가 현장 적용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