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기억식 추모 행렬
시민들 유족 안아주며 ‘위로’
노란 리본 만들기 등 체험도
안동에선 ‘너와 나’ 무료 상영

여전히…시리구나 세월호 참사 11주기인 16일 참사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열린 선상 추모식에서 유가족이 헌화를 하고 있다. 진도 | 한수빈 기자
4·16 세월호 참사 11주기인 16일 전국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시민들은 희생자 304명을 한 명 한 명 떠올리며 유가족을 다독이고, ‘안전한 사회’에 대한 염원과 의지를 되새겼다.
세월호 참사 11주기 기억식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렸다. 4·16재단,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주최·주관한 기억식에는 시민뿐만 아니라 구 여야 정치인들도 함께했다.
유가족은 희생자들의 이름과 사연이 한 명씩 소개되자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노란 리본을 단 시민들은 이들을 안아주며 슬픔을 함께했다. 오후 4시16분이 되자 추모의 의미를 담은 사이렌이 울렸다. 유가족과 시민들은 고개를 숙이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추모의 물결은 전국에서 이어졌다. 4·16연대는 이날 오후 4시16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시민 기억식’을 열었다. 시민들은 노란 프리지어, 안개꽃 다발 등을 가져와 헌화했다. 한 시민은 “살아 있었다면 20대였을 희생자들이 커피를 달고 살았을 것”이라며 차가운 커피를 한 잔 사서 헌화한 꽃 옆에 두었다.
박모씨(49)는 “11년이 지났지만 잊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점심시간을 쪼개 찾았다. 유족들에게 여전히 함께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며 울먹였다. 곽재인 기억공간지킴이 활동가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이유가 단지 추모에 그치지 않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서로의 약속이 되었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기억이 멈추지 않고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남 목포 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도 기억식이 진행됐다. 유가족들은 참사 해역인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인근에서 ‘선상 추모식’을 한 뒤 선체 앞으로 왔다. 이들은 같이한 시민들과 함께 희생자의 이름을 불렀다.
단원고 학생 및 교사를 제외한 희생자 45명 중 44명의 유골과 영정이 안치돼 있는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에서도 11주기 추모식이 거행됐다. 유가족과 시민들은 헌화 후 분향식을 진행했다. 이곳은 이미 추모의 글귀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제주도 세월호제주기억관에서도 행사가 열렸다. 많은 청소년이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했다.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한 ‘노랑 리본, 노랑 두부 만들기’ 등 체험행사도 마련됐다. 광주 시청사 국기게양대에는 ‘잊지 않겠습니다’ 문구가 적힌 노란색 세월호 추모기가 내걸렸다. 광주시 공직자들은 오전 일찍부터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찾아 참배했다. 5·18광장에선 참사를 기억하는 광주지역 예술인들이 모여 ‘예술인 행동장’ 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경북 안동 문화의 거리에도 세월호 추모 분향소와 기억부스가 설치됐다. 안동 중앙아트시네마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영화 <제로썸>과 <너와 나>가 무료로 상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