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대 원자로 초기 설계 계약 체결
원자력연·현대엔지니어링·미 MPR사 컨소시엄

대전에 설치돼 있는 30MW급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1995년 한국이 자력 건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미국에 한국의 연구용 원자로 기술이 처음 수출된다. 원자력 종주국에 한국 기술을 수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현대엔지니어링, 미국 MPR사가 구성한 컨소시엄이 미 미주리대와 ‘차세대 연구로 사업’ 첫 단계인 초기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초기설계는 연구로 개념·상세 설계에 앞서 건설 부지 조건, 환경영향평가 등 설계 사전 정보를 분석하는 단계다.
국제 경쟁 입찰로 진행된 이번 사업은 미주리대의 열출력 20㎿(메가와트)급 고성능 신규 연구로 건설을 위한 설계 사업이다. 전력 생산이 주목적인 상용 원자로와는 달리 연구로는 의료용 동위원소 등을 생산하기 위해 운영한다.
원자력연 컨소시엄은 지난해 7월 최종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사업 첫 단계인 초기설계 계약을 이날 확정했다.
과기정통부는 1단계 계약 체결은 연구로 분야에 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일군 기술력과 원자력연 연구자의 기술 개발·수출을 위한 노력, 원자력 사업 경험이 많은 현대엔지니어링과 미국 MPR사 협력 등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했다.
과기정통부와 원자력연구원은 1995년 한국 최초 연구로인 ‘하나로’를 자력 설계·건조한 것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와 요르단, 방글라데시, 네덜란드 등에 연구로 기술을 수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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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는 우라늄 밀도를 높여 핵확산 저항성을 키운 원자력연구원의 ‘고성능 연구로 핵연료’ 기술이 사업 수주의 핵심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사업 수주는 과거 한국이 원자력을 도입할 때 도움을 줬던 미국에 역으로 연구로 설계를 수출하는 것으로, 한국 원자력의 새로운 성공 역사”라며 “향후 연구로에 대한 전략적 수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