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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내수 비상에도 금리 동결, 한은 ‘역성장’ 경고했다

경기 부양엔 기준금리 인하가 즉효약이지만 한국은행은 17일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극심한 경기 침체에도 금리 인하 카드를 쓸 수 없을 정도로 경제가 총체적 난국이라는 의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망의 기본 시나리오조차 설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리를 낮추면 당장 원·달러 환율 상승이 두렵다. 그러잖아도 ‘트럼프’와 ‘윤석열’ 변수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롤러코스터처럼 움직이고 있다. 한국은 기축통화국인 미국보다 금리가 1.75%포인트나 낮은 상태다. 1998년 외환위기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주가 폭락과 환율 폭등의 악순환이 일어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금융 및 물가 안정의 대가는 마이너스 성장이다. 한은은 ‘경제 상황 평가’ 보고서에서 “1분기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지만, 문제는 2분기 이후다.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직전 반짝 증가했던 수출이 4월부터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발 관세폭탄은 아직 터지지도 않았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미·중 간 관세전쟁이 격화하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7%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고관세 정책이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전가돼 글로벌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국내적으론 ‘윤석열 리스크’가 여전하다. 내란 수괴 윤석열이 대통령직에서 파면됐지만, 새로운 국가 리더십이 선출되기까지 40여일을 기다려야 한다. 이 와중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본분을 망각한 채 ‘대통령 놀이’에 빠져 있고, 경제사령탑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무능과 무기력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한은 총재까지 나서서 15조~20조원 규모의 신속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주장했지만 한덕수·최상목 체제는 이제야 12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내놓았다. 타이밍이 너무 늦었고, 경기 마중물 역할을 하기엔 액수도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 경제에 불이 나 사방에 옮겨붙고 있는데 불을 끌 물도, 소방수도 보이지 않는다. 이 총재는 이날 금리를 동결하며 “(통화정책) 스피드를 조절하면서 밝아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기다리라는 말이 11년 전 이맘때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 한다. 제발 국회라도 적극적으로 나서 추경 액수를 늘리고 신속히 처리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바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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