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링 감독의 홈 구장 방문 요청

로리 매킬로이가 지난 14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우승 후 그린 재킷을 입고 트로피를 든 채 미소 짓고 있다. 오거스타 | AFP연합뉴스
그린 재킷을 입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푹 잠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깨울 수 있을까.
한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패권을 잡았던 맨유가 매킬로이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홈 구장 올드 트래퍼드로 와서 우승의 기운을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후벵 아모링 맨유 감독은 17일 맨유 공식 홈페이지에 영상을 올리고 매킬로이를 향해 “마스터스 우승 트로피를 들고 올드 트래퍼드를 방문해달라”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지난 14일 연장 끝에 저스틴 로즈를 꺾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우승,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014년까지 US오픈, PGA 챔피언십, 디오픈을 우승하고 유일하게 마스터스만 계속 놓쳤던 매킬로이는 무려 17번째 도전 끝에 마스터스 우승 상징인 그린 재킷을 입었다.
아모링 감독은 매킬로이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마스터스 우승을 축하한다”며 “(팬들에게) 우승 트로피를 보여줄 수 있도록 올드 트래퍼드에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이 우리에겐 정말 중요하다. 당신은 많은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이뤄냈고, 우리는 경기장에서 그 감동을 느끼고 싶다”며 “올드 트래퍼드에서 곧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맨유는 EPL에서 20차례 우승한 전통의 강호다. 그러나 2013년 이후로는 우승한 적이 없다. 올시즌에도 리그 6경기를 남긴 현재 20개 팀 가운데 14위에 머물며 긴 침체기를 겪고 있다.
매킬로이는 어릴 때부터 맨유의 열광적인 팬이었다. 2014년 디오픈에서 우승한 뒤 ‘클라레 저그’를 들고 올드 트래퍼드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번 마스터스 우승 뒤 그린 재킷을 입고 올드 트래퍼드를 방문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매킬로이는 “(맨유 선수들이) 더 나은 플레이를 하도록 북돋울 수 있다면 얼마든지”라고 대답한 바 있다.
맨유의 가장 빠른 홈 경기는 오는 20일 울버햄프턴과의 리그 경기다. 매킬로이는 다음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취리히 클래식에 출전할 예정이다. 조금 늦어지더라도 성사만 된다면, 매킬로이의 올드 트래퍼드 방문은 또 하나의 대형 이벤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