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박동원이 본 임찬규의 변신

볼 요구하면 이젠 ‘확실한 볼’ 투구
다양한 구종·제구력에 타자 공략 옵션 늘어
시즌 첫 선발 등판서 완봉승·한 게임 2실점이 최다
‘에이스’로 팀 파죽지세 선봉에
LG가 파죽지세로 치고나가는 2025 KBO리그, 그 선봉에 선 임찬규(33)가 믿을 수 없는 출발을 하고 있다.
임찬규는 시즌 첫 등판이던 3월26일 한화전에서 9이닝 무실점, 생애 첫 완봉승을 달성하더니 이달 3일 KT전에서는 5.2이닝 1실점, 10일 키움전에서는 7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16일 잠실 삼성전에서는 6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했다. 그런데도 0.83이던 평균자책이 1.30으로 확 뛰었다. 이날의 6이닝 2실점이 올 시즌 최다 실점 경기일 정도로, 임찬규는 엄청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임찬규는 이날도 팀 승리를 이끌었고 올 시즌 등판한 4경기에서 4승을 거뒀다. 덕분에 LG는 19경기 16승3패 승률 0.842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으로 선두를 달리는 중이다. 현재로서는 임찬규가 LG 에이스다. 임찬규는 16일 기준 리그 다승 1위, 평균자책 3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에이스급 성적이다.
가장 가까운 데서 보는 LG 포수 박동원은 “임찬규가 생각을 바꾼 것 같다”고 말했다. 박동원은 “임찬규는 워낙 스트라이크를 잘 던지는 투수다. 타자가 치기 어려운 궤적으로 공을 잘 던진다. 다만 예전에는 내가 볼을 던지라고 해도 약간 반신반의하며 던졌는데, 올해는 볼을 던져야 하는 상황일 때 확실하게 잘 던져준다. 그래서 타자가 좀 더 헷갈리는 것 같다”고 자신의 견해를 전했다.

LG 포수 박동원이 투수가 던진 공을 잡고 있다. LG트윈스 제공
유인구가 필요할 때는 확실하게 타자를 유인할 줄 알게 됐다는 것이다. 박동원은 “공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확실한 볼을 던져주고 구종도 다양하다보니 또 다른 옵션들이 생긴다. 덕분에 훨씬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구종을 가진 임찬규는 특정 구종이 잘 풀리지 않아도 다른 구종으로 타자를 공략할 수 있다. 이날 삼성전에서 임찬규는 103개를 던지는 동안 직구 36개, 커브 26개, 체인지업 22개, 슬라이더 19개를 섞었다. 1회에만 2실점했는데 주무기인 커브, 체인지업이 타자들에게 맞아나가자 2회부터는 슬라이더의 활용도를 높였다.
15년차가 된 임찬규는 “예전에는 초반에 점수를 내주면 쉽게 무너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런 경험들이 지금은 위기 상황에서도 빠르게 추스르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지금도 경험을 쌓아나가고 있다. 그는 “경기 중 좋지 않았던 부분들은 더그아웃에서 바로 복기하고 분석하면서, 빠르게 정리해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지금 팀이 연패 없이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데, 위기 상황이 올 때를 대비해서라도 이럴 때 승수를 최대한 쌓아야 한다. 앞으로도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