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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학교, 난민텐트까지…선 없는 이스라엘 공격 “전쟁범죄이자 인종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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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학교, 난민텐트까지…선 없는 이스라엘 공격 “전쟁범죄이자 인종청소”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난민캠프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벌어진 후 한 팔레스타인 소년이 흩어진 밀가루를 주워 모으고 있다. AF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난민캠프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벌어진 후 한 팔레스타인 소년이 흩어진 밀가루를 주워 모으고 있다.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한 이스라엘이 의료용 시설과 국제구호기관, 주민들이 대피해 생활하는 학교 건물과 텐트촌까지 무차별 공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적신월사(이슬람권 적십자사) 소속 구급대원 등 15명을 살해해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는 가운데 전쟁 중 공격이 허용되지 않은 대상과 장소를 잇달아 폭격하고 있다.

캐서린 러셀 유니세프 사무국장은 1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에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텐트 공습으로 15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고, 그중에는 장애 아동도 포함돼 있다”며 “텐트에서 불에 타 죽은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양심을 뒤흔들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칸유니스 남부 알마와시 지역 텐트를 공격했고, 폭격으로 최소 25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지라는 줄지어 선 플라스틱·나일론 텐트로 불이 빠르게 옮겨붙으면서 아이들과 노약자들이 제때 구출되지 못하고 산 채 불에 타 숨졌다고 전했다.

국제적십자사(ICRC)는 지난 16일 가자의 적십자 건물이 폭발로 파괴됐다고 이날 엑스에 밝혔다. 이는 최근 3주 사이 적십자를 대상으로 발생한 두 번째 사건이며, 같은 지역의 또 다른 건물은 지난달 24일 탱크 포탄에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ICRC는 “해당 건물들은 식별가능한 (적십자) 표시가 돼 있었다”며 “구호활동을 위험에 빠트리는 모든 행동을 강하게 비판한다”고 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자발리아 난민캠프에 유엔(UN)이 운영하는 학교 시설을 공격했다. 이 공격으로 학교 건물에 머물던 난민 6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시설을 대상으로 한 공격도 이어져 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3일 가자 북부 알아흘리 병원에 미사일 두 발을 발사해 응급실·수술실 등을 파괴했다. 지난 15일에는 가자 남부의 야전병원을 공격해 약 10명의 사상자를 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스라엘군이 병원 공습 20분 전에 대피령을 내린 탓에 아동 등이 사망했으며, 최근 3일간 4차례 구호차량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에서 파괴한 의료시설은 약 35곳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공습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캠프에서 머리에 붕대를 감은 소녀가 집 안을 둘러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공습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캠프에서 머리에 붕대를 감은 소녀가 집 안을 둘러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초부터 7주째 이어져 온 이스라엘의 인도적 구호 물품 전면 차단도 국제사회의 질타를 받고 있다. 옥스팜·세이브더칠드런 등 12개 비정구기구(NGO) 단체들은 “최악의 인도적 실패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스테판 두자릭 UN 대변인은 “(가자의) 인도적 지원 물자가 완전히 고갈되고 있다”며 가자의 구호가 붕괴 직전에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엑스에 “하마스에게 지옥의 문을 열고, 가자 지구를 완전히 점령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가자 지구 주민들의 자발적인 철수 및 다른 나라로의 복귀 계획을 실행할 때가 왔다”고 썼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도 “합의도, 휴전도, 지원도 없다”며 “하마스가 무릎을 꿇고 간청할 때까지. 완전한 승리가 올 때까지 싸워야한다”고 적었다.

가자 구호 참가했던 매즈 길버트 북노르웨이대 교수는 “이스라엘의 목적은 하마스를 무너뜨리는 게 아니라,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없애고 가자지구를 정리하는 ‘인종청소’를 벌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전역 군인 단체 ‘침묵을 깨다’도 완충지대 확보를 위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대규모 인종청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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