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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꺾다보니 “여기는 어디지?”···제주 길잃음 주의보 발령

입력 2025.04.18 13:42

수정 2025.04.2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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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었던 고사리 채취객의 구조대에 의해 발견됐다. 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길을 잃었던 고사리 채취객의 구조대에 의해 발견됐다. 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제주에서 고사리를 채취하다가 길을 잃는 사고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18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제주지역 길 잃음 안전사고 511건 중 212건(41.5%)이 고사리 채취 중에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기별로도 고사리 새순이 한창 올라오거나 오름 탐방, 올레길·둘레길 걷기와 같은 야외활동이 잦아지는 3~5월에 전체 길 잃음 사고의 60%가량이 집중됐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지난달 28일 길 잃음 안전사고 주의보를 조기 발령하기도 했다.

실제 올해도 고사리를 꺾다가 길을 잃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6시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 일대에서 고사리 채취를 위해 길을 나섰던 A씨(85)가 귀가하지 않고 있다는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수색에 나선 구조대원들에 의해 발견됐다.

지난 12일에는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서귀포시 대포동,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등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고사리 채취객 실종 신고가 이어졌다. 이들 모두 구조대원에 의해 발견됐다.

이날 하루에만 고사리 채취객 실종 사고 11건이 접수됐다. 지난해에는 제주에서 고사리를 채취하러 집을 나섰던 60대 남성이 실종 닷새만에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제주 고사리. 제주도 제공

제주 고사리. 제주도 제공

매년 고사리와 관련된 길 잃음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제주 고사리의 우수한 품질 때문이다. 제주 고사리는 굵으면서도 연하고 부드러워 맛있기로 유명하다. 제주도민들은 ‘고사리철’이라고 부르는 3~4월에 최대한 많은양의 고사리를 채취해 잘 말린 후 명절이나 제사 때 사용한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만큼 용돈벌이 또는 생계형으로 고사리 채취 작업에 나서는 이들도 많다. 한 도민은 “최근 600g에 9~10만원 거래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시기 고사리 꺾기 붐으로 인해 마트에서는 고사리 전용 앞치마를 판매하기도 한다. ‘제주를 좀 안다’는 관광객들은 일부러 이 시기에 고사리를 채취하려고 제주를 방문한다.

문제는 질 좋은 고사리들이 해발 200~600m의 중산간 지역의 들판에 분포한다는 점이다. 특정건물과 같은 기준점이나 이정표가 없는 들판을 땅만 보며 누비다가 결국 길을 잃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제주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고사리 채취 때는 길 잃음 사고에 대비해 일행과 동반하고, 휴대전화와 보조배터리, 호각, 여벌옷, 물 등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면서 “길 잃음 사고를 막기 위해 안내표지판 설치, 안전수칙 홍보 등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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