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릎 퇴행성 관절염으로 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 치료를 받을 땐 환자의 상태가 적합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게티이미지
나이가 들어가면서 무릎 연골이 닳아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은 일상생활에 서서히 영향을 미친다. 초기에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 미미한 통증이나 불편감이 느껴지는 정도에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릎을 굽혔다 펴는 다양한 동작마다 욱신거림이 반복되고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게 된다. 이런 증상에 ‘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해당 치료법이 환자의 상태에 적합한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가 골수 줄기세포 주사는 환자 본인의 골수에서 뽑아낸 줄기세포를 사용해 무릎 관절에 주사하는 치료법이다. 골반뼈에서 골수를 채취한 뒤 원심분리기로 분리한 줄기세포는 관절강 내에서 생리 활성 물질을 분비해 염증을 줄이고 관절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일 수 있다.
다만 관절염이 심하지 않거나, 반대로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환자에겐 효용이 크지 않다. 김상준 반포스탠다정형외과 대표원장은 “환자의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해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약물 주사보다 효과가 높고 부작용 위험은 낮다고 평가받는다”면서도 “연골이 손상됐지만 수술까진 필요하지 않은 환자, 수술이 어려운 환자, 여러 주사·약물 치료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는 환자, 젊은 환자가 이 치료법을 고려해봄직하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주사 치료가 적합한 환자의 구체적 기준은 퇴행성 관절염을 진단하는 ‘켈그렌 로렌스 분류법’에서 2~3등급에 해당되는 경우다. X레이 검사로 무릎 관절염의 정도 5단계(0~4단계)로 구분했을 때 무릎 관절이 좁아진 2단계와, 관절 간격이 확실히 좁아졌으면서 뼈의 형태가 변형된 3단계 환자에게 알맞다. 정상인 0단계와 무릎 관절이 좁아진 것으로 의심되는 1단계, 또는 연골이 매우 닳은 상태인 4단계라면 해당 치료법이 필요없거나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좋을 수 있다. 연골이 결손된 정도를 판단하는 국제연골재생학회 표준기준(ICRS)에서도 연골 이상이 전체 두께의 50%를 초과한 3~4등급일 때 줄기세포 주사 치료가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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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치료법의 장점은 수술과 달리 국소 마취로 진행되기 때문에 시술 시간이 짧아 1시간 안에 완료되며 회복도 빠르다는 점이 꼽힌다. 입원하지 않고 외래 치료만으로 끝나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다만 줄기세포를 정확한 부위에 주사하고 시술 후 효과를 예측하는 데 의료진의 역량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험과 기술을 갖춘 의료진을 찾는 것이 좋다.
만일 관절 연골 손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일 경우 무릎 주변 근육을 단련하고 체중을 감량하면 통증을 상당히 덜 수 있다. 관절염이 더 진행됐더라도 줄기세포 주사 외에 약물 및 기타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 다른 접근법도 있으니 환자의 상태에 더 잘 맞는 치료 방식을 찾으면 된다. 연골이 완전히 닳아 무릎 관절 내부에서 위아래 뼈가 붙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면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 김상준 원장은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장기적으로 보고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며 “증상이 있으면 초기부터 체중을 줄이고 운동을 하면서 현재 상태에 적합한 병원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