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역대급 실적을 올리고도 가격을 인상해 비판이 일고 있다. 탄핵국면과 조기 대통령 선거 등 혼란한 정국을 틈타 잇따라 메뉴 가격을 올리는 등 고물가시대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어서다.
2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는 지난달 26일 케이크와 커피, 음료 등 메뉴 58종의 가격을 평균 4.9% 올렸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스초생)은 3만7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2000원(5.4%) 올랐고, 레귤러 사이즈 커피 제품 23종 가격은 200원씩 인상됐다. 투썸플레이스는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지난 2월25일 외식업계 간담회를 열어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한 지 한 달 만에 전격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KFC는 지난 8일 치킨, 버거 등 일부 메뉴 가격을 100∼300원 올렸다. 지난해 6월 한 차례 가격을 올린 지 1년도 안 돼 또다시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특히 KFC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가격 인상 사실을 알리면서도 인상 대상과 폭을 기재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데 혼란을 겪어야 했다.
버거킹은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1월24일 일부 제품 가격을 100원씩 인상했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와퍼는 단품이 7100원에서 7200원으로 올랐고 와퍼 세트 가격은 9200원이 됐다.
문제는 이들 3개 업체의 실적이 역대급이라는 데 있다. 이들은 원자재 가격과 제반 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불가피하게 메뉴 가격을 올렸다고 주장했지만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실제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매출 5201억원에 32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전년보다 각각 8.3%, 25.2% 증가했다.
KFC 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6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69.1% 늘어 역대급 최대를 기록했고 매출은 17.7% 증가한 2923억원을 기록했다.
버거킹 운영사인 BKR도 지난해 매출이 7927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384억원으로 60.4% 증가했다.
- 경제 많이 본 기사
소비자들의 비판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 국민들의 신음소리를 외면한 채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메뉴 가격을 인상한 것 아니냐”면서 “역대급 최대 실적을 거둬놓고도 ‘눈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소비자들을 기만한 데 화가 난다”고 말했다.
정부는 외식업계의 가격 인상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기업이 정부 지원만 받고 가격을 올리는 것은 불공정하다”면서 “재무제표 등을 분석한 뒤 세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업체들의 경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요 수입 식재료와 농산물에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홈페이지 캡쳐화면

KFC홈페이지 캡쳐화면

버거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