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인간 없어도…로봇이 다 만든다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닫기

보기 설정

닫기

글자 크기

컬러 모드

컬러 모드

닫기

본문 요약

닫기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닫기

인간 없어도…로봇이 다 만든다

반도체 기판 후발주자 LG이노텍…구미 ‘드림 팩토리’ 가보니

LG이노텍이 지난 17일 언론에 최초 공개한 고부가 반도체 기판 FC-BGA 생산시설인 ‘드림 팩토리’에서 로봇이 작업하고 있다(위 사진). FS통합관제센터에서 한 작업자가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이 지난 17일 언론에 최초 공개한 고부가 반도체 기판 FC-BGA 생산시설인 ‘드림 팩토리’에서 로봇이 작업하고 있다(위 사진). FS통합관제센터에서 한 작업자가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IT 역량 집약된 ‘스마트 팩토리’
자율주행 로봇이 생산 공정 수행
적재·품질검사까지 무인화 완성
자동화로 불량 차단 수율도 향상

지난 17일 오전 경북 구미에 있는 LG이노텍의 ‘드림 팩토리’. 장갑 두 겹, 마스크, 위생모에 방진복까지 착용한 끝에 들어선 이곳은 LG이노텍이 신사업으로 키우는 고부가 반도체 기판 ‘FC-BGA(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의 생산 거점이다. 연면적이 축구장의 3배(총 2만6000㎡)에 달하는 거대한 공간이지만 사람의 모습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생산설비 사이로 제품을 옮기고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는 건 사람이 아닌 로봇이었다. LG이노텍은 2022년 FC-BGA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인공지능(AI)·딥러닝·로봇·디지털트윈 등 최신 정보기술(IT)을 총집결한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했다. 기존 공장 대비 50% 수준의 인원으로 운영 중이다.

FC-BGA는 연산 기능을 수행하는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기판으로, PC·서버·통신·전장 등 폭넓은 분야에 쓰인다. AI 산업 성장과 함께 수요가 늘고 있다.

눈썹과 침방울은 물론 미세한 이물질도 품질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람이 제품에 접촉하는 일을 줄이는 게 관건이다. 작업자를 최소화한 공장을 만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동화를 통해 불량 요인을 낮추면 수율(생산량 중 양품 비율)을 개선할 수 있고, 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강민석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장(부사장)은 “FC-BGA는 다른 기판들과는 다르게 평균 수율이 90%, 난도가 높은 것들은 50% 정도”라며 “드림 팩토리를 통해 수율을 높게 가져갈 수 있다면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기판 수율은 95% 이상이지만 FC-BGA는 기술 난도가 더 높아 수율 확보가 까다롭다고 한다.

납기 일정에 따라 자동으로 생산 지시가 내려지면 자율주행 로봇이 원자재를 공정설비로 옮긴다. 설비가 원자재에 붙은 바코드를 인식하면 제품에 맞는 작업 조건이 자동으로 설정돼 가공에 들어간다.

공정이 끝난 제품을 다시 자동화 창고 설비에 적재하는 일도 로봇의 몫이다. 패널에 붙어 있는 보호용 필름을 벗겨내는 작업 역시 로봇이 맡는다. 현장에서 로봇은 패널 상단 양쪽에 테이프를 붙였다가 필름을 깔끔하게 떼냈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수작업으로 하던 일이었다.

이곳에선 하루에만 20만개가 넘는 파일과 100GB(기가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가 쌓인다. 빅테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AI를 불량 예측 및 검사 시스템에 적용하고 있다.

로봇이 생산을 끝낸 제품을 검사대로 옮기면 AI가 육안으로는 잡아내기 힘든 미세한 불량 영역을 30초 안에 감지한다. LG이노텍은 내년까지 품질 이상을 자동으로 보정하는 공정 지능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무인화 수준으로 공장을 고도화해나갈 방침이다.

LG이노텍은 FC-BGA의 후발주자다. 일본 이비덴과 신코, 대만 유니마이크론 등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에선 삼성전기가 LG이노텍보다 앞서 있다. LG이노텍은 기존 기판사업으로 쌓은 기술력과 고객사 네트워크, 드림 팩토리를 앞세워 2030년까지 조 단위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강 부사장은 “2~3년 내 일본 선도기업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말 북미 빅테크 고객을 위한 PC용 FC-BGA 양산에 돌입한 데 이어 올해는 PC 중앙처리장치(CPU)용 시장 진입을 노린다. 내년에는 서버용 시장에 진출해 사업 영역을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 AD
  • AD
  • AD
닫기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