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지역 동물원인 네이처파크 야외 방사장에서 지난 20일 반달가슴곰 ‘햇님이’와 ‘달님이’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네이처파크 제공
불법 증식돼 국내 여러 곳을 떠돌던 반달가슴곰 남매가 대구 한 동물원에 정착하게 됐다.
대구 네이처파크는 경기 부천시의 한 실내 동물원에 있던 반달가슴곰인 ‘햇님이’(수컷·7)와 ‘달님이’(암컷·7)가 지난 17일부터 실내 사육장 등에 머물며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이 반달가슴곰 남매는 2019년 경기지역의 한 곰 전시장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남매는 수입된 부모 반달가슴곰으로부터 자연 증식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불법 증식된 개체를 기를 수 없었던 전시장 측은 곰 남매를 수용할 수 있는 사육시설을 물색했다. 현행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에서 사육을 금지하고 있어서다.
이후 전시장은 환경청, 지자체 등과 협의해 경기 부천지역 한 동물원으로 보냈다. 생후 2년쯤 지난 반달가슴곰 남매는 해당 동물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곰 남매는 부천의 동물원에서 약 5년을 지냈다. 다만 이 동물원은 실내 시설의 한계 등을 이유로 곰 남매를 더 좋은 환경으로 보내기로 결정하고, 네이처파크에 곰 사육을 요청했다.
이에 네이처파크는 부천 동물원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곰 남매를 위한 내실과 야외 방사장, 폭포와 연못 등 시설을 마련했다. 시설 등록 및 소유권 이전도 이뤄졌다.
네이처파크는 반달가슴곰 남매가 대구에 도착한 17일 실내 공간에 머물도록 유도해 적응을 도왔다. 다음 날인 18일에는 실외 활동을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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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나흘째인 지난 20일에는 두 마리 모두 야외 방사장에 나가서 낮잠을 자고 물놀이를 하는 등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고 동물원 측은 전했다.
전근배 네이처파크 운영과장은 “나무를 추가로 심는 등 반달가슴곰 남매를 위해 환경을 보완할 예정”이라면서 “곰 남매가 편안하게 적응하도록 계속 돕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