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50%대를 돌파한 여론조사 결과가 21일 나왔다.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30~40%대 ‘박스권’을 형성하던 이 후보 지지율이 대세론을 업고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울산·경남(PK) 지지율 상승과 진보층 결집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18일 전국 유권자 150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 포인트)한 결과, 이 후보는 전주보다 1.4%포인트 오른 50.2%를 기록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50%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후보는 2위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지지율(12.2%)보다 38%포인트 앞섰다. 그 뒤로 국민의힘 소속 한동훈 후보(8.5%), 홍준표 후보(7.5%), 나경원 후보(4.0%), 안철수 후보(3.7%) 등의 순이었다.
다른 기관의 조사에서도 이 후보의 상승세가 확인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매주 발표하는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이 후보의 차기 대통령 적합도는 지난 3월 내내 30%대 초반을 보였으나 4월3주차 조사에서 39%를 나타냈다. 한국갤럽의 장래 대통령감 조사에서도 3월 내내 이 후보 지지율은 30%대 초·중반을 이어왔으나 4월3주차 조사에서는 38%를 기록했다.
이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PK) 선전이 주된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리얼미터 3월3주차 조사에서 PK 지지율은 38.8%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49.6%를 기록했다. 한 달 만에 10%포인트 넘게 상승한 것이다. 대전·세종·충청 지역에서도 49.2% 지지율을 기록해 직전 조사 대비 3.9%포인트 상승했다. NBS 4월3주차 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PK에서 27%, 대구·경북(TK)에서 21%를 얻었다. 전주 대비 각각 10%포인트와 13%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 후보 측 인사들은 “경선 과정에서 언급한 부·울·경 메가시티나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세종 행정수도 완성 등의 공약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념 성향별로 보면 진보층이 집결한 영향도 컸다. 이번 리얼미터 조사에서 진보층의 이 후보 지지율은 83.5%로, 한 달 전 78.6%에 비해 4.9%포인트 증가했다. NBS 4월3주차 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진보층에서 전주 대비 5%포인트 오른 69%를 기록했다. 중도층에서도 전주 대비 10%포인트 오른 27%를 보였다.
이 후보 측 주변에선 “그 어느 때보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진보층이 열망이 ‘이재명 힘싣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 정치 많이 본 기사
한 친명계 의원은 “최근의 흐름은 보수 일각에서 강조해온 이 후보의 비호감 이미지가 실제로는 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경제 정책 등으로 다양한 계층에 소구해 온 만큼, 지지율 상승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NBS와 한국갤럽 조사는 매주 전국 유권자 1000~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된다.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